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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남성보다 여성이 더 지지한다 혼인이 줄고 이혼이 늘어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얼마 전 <한국사회의 이혼실태 및 원인에 관한 연구>라는 박사논문(이화여대 사회학과)을 냈다. 곽 소장은 이 논문에서 급증하는 이혼의 원인을 “가부장적 질서를 뿌리로 한 전통적 가족규범을 따르는 남성과, 더 이상 희생하며 살지 않겠다며 부부중심의 평등한 가족규범을 적극 수용하는 여성의 갈등과 마찰”에서 찾았다.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여성의 경제적 자립 능력이 높아진 것도 큰몫을 하고 있다. 혼인율이 떨어진 까닭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미국·체코·영국·핀란드·벨기에 등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기를 거치며 급격히 증가했으나, 그 뒤로도 비슷한 추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혼율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혼의 원인도 남녀의 갈등이지만, 이혼을 보는 시각에도 남녀의 차이가 존재한다. 곽 소장이 전국의 성인남녀 6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혼급증 원인’에 대한 남녀의 견해가 달랐다. 여성 응답자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와 의식의 성장’(39.9%) ‘남성중심적 관습 및 사고방식’(22.9%) ‘배우자 사이의 배려가 없어서’(18.9%)로 꼽았으나, 남성 응답자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와 의식의 성장’(34.2%)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져서’(30.8%)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고, ‘남성중심적인 관습 및 사고방식’이 원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3%에 그쳤다. ‘이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의 81.1%, 남성의 59.9%가 ‘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비율은 남성(40.7%)이 여성(18.6%)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별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본인이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여성의 절반가량(49.1%)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경우 세명 중 두명(65.5%)꼴로 ‘없다’고 응답했다. 이혼자를 보는 시각도 남녀 차이가 나타났다. ‘이혼자를 만나거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를 물었을 때, 전체적으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41.1%)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오죽하면 이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이 생긴다’,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순으로 나왔다. 이혼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크게 부정적이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오죽하면 이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42.7%)는 답변이 남성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답변은 남성(9.6%)이 여성보다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이혼을 지지하고 공감하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 소송을 제기하는 비율도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더 많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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