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섹션 : 사람과 사회 | 등록 2001.09.11(화) 제37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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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회] 탱크가 천연기념물 덮칠라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물푸레나무 가운데 보전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인정된 것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무건리에 있는 개체다. 이 나무는 지난 1982년 11월4일 천연기념물 제286호로 지정되었다. 지정 당시의 보고서에는 150년생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여러 학자들과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500년가량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키가 15m가량이고 가슴높이의 둘레가 3m가량 된다. 나무의 외형은 하늘로 적당히 뻗어올라 오래된 나무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의 밑둥은 웬만한 시골마을의 당산나무처럼 아름드리 그늘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멀찍이 떨어져서 볼 땐 잘 보전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나무의 사정은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전혀 딴판이다. 물푸레나무에서 5m 떨어진 곳에는 수시로 군장비와 차량이 지나가는 비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흙먼지 등 분진으로 인한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잎들이 숨을 쉬는 데 어려움이 크다. 탱크를 비롯해 많은 장비들이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생육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또한 훈련에 바쁜 군인들 이외에 현장을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개미를 비롯한 해충의 피해에도 무방비 상태다. 지정 당시부터 파주 무건리 일대의 군훈련장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역주민들이나 파주시청이 관리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담당기관인 문화재관리청이나 파주시청 모두 거의 관리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물푸레나무 둘레에는 높이 50cm가량의 펜스가 쳐져 있고 천연기념물 지정비석과 안내판이 등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관리시설 주변에는 환삼덩굴을 비롯한 여러 외래식물들이 1m 이상 높이로 빽빽이 들어차서 포위하고 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않은 묵정밭보다 더한 상태다. 이는 천연기념물 물푸레나무의 현재 상태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이다. 파주 무건리의 물푸레나무를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나무의 미래는 매우 비관적이다. 수목생리적 진단을 통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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