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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뿌리는 플랜 콜롬비아 남부 콜롬비아 여섯개 지역 주지사들은 지난 7월17일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대통령에게 마약재배지를 박멸하기 위한 제초제 살포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들은 제초제 살포가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는 하늘에서 뿌려대는 제초제(특히 고엽제)를 두고 엄청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남부 콜롬비아 지역의 농민들은 “제초제가 마약재배지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과 가축, 숲을 앗아가고 있다”고 호소한다. ‘플랜 콜롬비아’(Plan Columbia)는 안데스 산맥에 위치해 있는 국가들(콜롬비아, 페루 등)과 미국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마약재배 근절 정책’이다. 콜롬비아는 이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모두 75억달러의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3억여달러는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의 원래 목표는 전체 국토의 약 40%를 통제하고 있는 좌익 게릴라 그룹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을 소탕하는 것이다. 게릴라 소탕과 동시에 코카재배지를 전멸시킨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게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의 구상이다. 플랜 콜롬비아는 현재 나라 안팎의 신랄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콜롬비아 정부를 원조하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콜롬비아의 내전을 악화시킨다는 비난도 거세다. 지난 35년 동안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좌파 게릴라들은 게릴라 전멸이 목표인 플랜 콜롬비아가 계속되는 한 정부가 주도하는 평화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한마디로 ‘재앙’이라 부를 만하다. 엄청나게 뿌려대는 고엽제로 인해 전세계 생물다양성의 15%를 보유하고 있다는 콜롬비아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는 것은 물론이고 가축과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미국 정부는 “플랜 콜롬비아가 콜롬비아 경제를 안정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킨다”고 주장하지만, “승리할 수 없는 또다른 베트남전”이라는 세계의 비난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유럽은 플랜 콜롬비아에 반대해 공식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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