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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영사증명서가 도대체 뭐길래?
해외에서 일어나는, 또는 해외동포와 관련한 국가보안법 사건에는 도깨비방망이가 하나 있다. 해외공관 국정원 직원이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영사증명서’ 또는 ‘영사확인서’가 바로 그것이다. 국정원은 해외에 있는 많은 동포단체와 개인들을 반국가단체 또는 북한의 지령을 받는 자라고 규정하고, 이들과 만나거나 연락하는 것 자체를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처벌해왔다. 물론 이때 반국가단체 또는 북의 지령을 받은 자라고 인정하는 데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는 적은 없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연구2>에서 “영사증명은 흔히 ‘00관계당국의 자료에 의하면…’이라는 모호한 근거로 명확한 증거없이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친북인사로 단정하기도 한다”며 “더구나 이 영사증명을 작성하는 사람의 공정한 입장, 정보의 객관성 등에 아무런 판단과 고려없이 이 영사증명은 곧바로 법정에 제출되고 증거로 채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992년 유엔에 제출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른 대한민국 정부의 최초보고서에 대한 반박보고서’에서 “한국의 법원이 피고인과 변호인이 그 진실성을 전혀 검증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영사증명서를) 증거로 받아들인다”고 비판했다. 조용환 변호사는 “영사증명서에 대해 반박하려고 영사를 증인으로 신청해도 안 나오는데 법원은 무조건 증거능력을 인정해왔다”며 “결국 그런 재판은 영사가 재판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송학삼씨에 대한 인물 평가, 뉴욕민족학교에 대한 평가 등을 담은 영사확인서가 재판부에 제출됐다. 작성자인 주뉴욕 총영사관 영사인 김아무개씨는 “송씨가 친북인사이며 친북활동을 했다”고 확인했다. 도깨비방망이의 위력이 이번 사건에서도 발휘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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