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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내 시는 문학사적으로 남을 것” 인터뷰/ 박남철 4월15일 이 사건의 중심에 놓인 박남철 시인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창비 게시판에 올린 글로 형사고소된 상황인데, 내막이 궁금하다”고 말문을 연 뒤 질문을 꺼냈다. 그는 이야기 도중 한 차례 전화를 끊었고, 두 번째 통화를 시도해 이야기를 이어가자 “<한겨레21>이 어떤 통속인 줄 안다”며 흥분했다. 다시 전화가 끊겼다. 5분쯤 뒤 이번에는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가 끊긴 것 같다”면서 처음에 흥분해서 전화를 끊은 건 미안하다고 말했다.
-당신이 창비 게시판에 올린 글 “오늘 외출했다가”를 읽었다. 어떤 의도로 쓴 글인가.
=시인이 자기 작품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게 우습지만, 그건 시일 뿐이다. 거기서 언급한 금-○○은 김○○씨가 아니다. 문학작품 속에 특정인이 어디 있나. 김씨가 워낙 팔방미인이다보니 그걸 자기로 여긴 것 같다.
-그 글을 읽은 네티즌들이 즉각 반발했듯이 그 장문의 글은 여러 가지 근거들을 달아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시는 상징과 은유를 하는 것이다. 창작물을 갖고 특정인을 비난했다는 것이야말로 하이코미디다. 내 글의 어디를 봐라. 특정인의 실명이 거론된 적 있는지.
-꼭 실명을 써야만 명예가 훼손되고 모욕을 느끼는 건 아니지 않은가.
=김○○씨인 걸로 느껴졌다면 내 책임일지 모른다. 김씨도 독자들이 인지하도록 써서 피해를 줬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작품은 항상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내가 그 현실을 거칠게 써서 김○○씨인 걸로 본인이나 다른 이들에게 비쳤다면 내 문학적 역량의 한계이다. 하긴 정주영, 박정희를 비긴 소설이 얼마나 많은가.
-당신의 글이 삭제된 뒤 평론가 반경환씨가 당신을 옹호하는 글을 쓰며 그 특정인을 실명거론했는데.
=그렇게 특정한 건 나도 곤혹스럽다. 책임질 자신있으니까 그랬을 게 아닌가. 나 역시 반씨가 올린 글로 충격을 받았다. 다른 문인들의 실명까지 들어 있어서. 물론 그 소문은 나도 들은 것이지만 이 이상은 말할 수 없다. 사실 이 일은 김○○씨가 떠들면 떠들수록 본인에게 유리할 게 없다. 난 어쨌든 그 사람 이름 자체를 싫어한다. 한번 싫으면 그 사람 이름을 정면으로 거론치 않는다.
-그뒤로도 계속 글을 올리며 마녀, 변소, 미친년 등으로 공격한 이유는.
=아까도 말했지만 마녀나 변소는 상징이다. 문학은 상징과 비유를 사용하는 거니까. -당신이 창비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 다 문학이란 말인가. =그렇다. 시적 상징과 은유이다. 누가 트릭이나 술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간접거론은 했지만 그런 식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금-○○’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발음상 특정인의 이름과 연결된다. 그 호칭은 그렇다면 무엇을 상징하는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말하는 것이다. ○○은 변소를 뜻하고 금은 자본주의를 뜻한다. 시인이 시를 쓸 때는 대상으로 촉발받는다. 작품화시키면서 내가 서툴러서 본인의 이미지에 훼손을 줬다면 내 실수다. 하지만 나는 양심으로 답변한다. 내 시는 문학사적으로 남을 것이다. 법률적으로 처벌받아도 남는 것이다. 맞고소 안 하고 당해도 내가 이긴다.
-그 글을 문인들에게 우편발송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편발송한 것은 내 사생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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