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람과사회] “모든 폭력과 무력에 반대한다” 인터뷰/ ‘군대반대운동사이트’ 운영자 조약골씨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군대반대 사이트를 주목한 주요한 이유는 이들이 병역거부를 위한 모임을 가졌다는 점이다. 경찰수사 계획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3월15일 오후 3시30분, 홍익대 앞의 한 카페에서 군대반대 사이트의 2차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추측과는 달리 이날 모임에는 극소수의 인원만이 참여했다. 아직 이 사회에서 ‘병역거부’의 무게가 녹록지 않음을 방증하는 숫자였다. 사이트 운영자 조약골에게 군대반대운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군대반대운동은 양심적 병역거부운동과 다른가.
좀더 포괄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해서 일상 곳곳에 스민 군사주의 자체에 대한 반대운동이다. 절대 병역기피가 이 운동의 목적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시되는 징병제와 군대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고 의문이다.
-왜 군대반대운동인가.
나로서는 생존적인 몸부림이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까지, 모든 사람이 국가주의와 획일주의에 짓눌려 사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만약 참고 산다면 그건 내게 이런 폭력을 방조하고, 협력하는 것이 된다. 이 나라의 국가주의의 핵심에는 징병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군대반대운동이다.
-운동의 목표는.
궁극적으로는 모든 폭력과 무력의 폐지다. 하지만 정치적, 종교적, 인권적 이유를 포괄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권 획득이 우선 과제다.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그 다음은 모병제로의 전환이다. 어느 것 하나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연대할 대상은.
군대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여성주의자도 좋고, 평화운동가도 환영이다. 군대의 본질은 무력의 독점이고, 이것을 통해 소수 기득권자들이 현 사회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현 사회질서에 반대하는 사회적 약자·소수자들의 한판 연대가 됐으면 한다.
-어떤 운동방식을 쓸 것인가.
즐겁고 신나는 방식. 당장 올해 메이데이에 군대반대 공연을 할 계획이다. 우선 군대에 반대하는 노래들을 모아 앨범을 만들고 있다. 고함이든 읊조림이든, 합창이든 독창이든 군대반대 의미만 담고 있다면 뭐든 다 좋다. 벌써 몇곡 모은 상태다.
-사이트 운영 상황은.
온라인상에서는 호응도가 높은데 막상 오프라인 모임에는 나오지 않는다. 오늘도 이곳까지 왔다가 슬쩍 둘러보고 간 사람도 있을 거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 마음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공포심을 본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