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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람이야기 등록 2003.10.23(목) 제481호

[사람이야기] [김남규] 설을 생각하면 벌써 설레는 마음!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지부장 김남규(54)씨는 벌써부터 내년 설을 기다리고 있다. 설에 타이 서부의 카렌 난민촌을 두 번째 방문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카렌 난민촌 방문 비용을 마련하려고 지난 10월15~19일에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조그만 사진전시회도 열었다. 카렌 난민촌은 버마 군사정부의 압제 및 정부군과 반군간 내전을 피해 수만명의 카렌족들이 집단 이주한 곳이다.

난민촌과 사진작가 그러나 김씨의 주요 작업 테마가 난민촌 르포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씨는 주로 풍경사진을 찍어왔다. 카렌 난민촌 방문은 국내 치과진료봉사단체인 ‘세계라파치과봉사단’의 한 멤버로서 참여하는 봉사활동이다. 그가 카렌 난민촌을 처음 방문한 건 지난 1998년. 세계라파치과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치과의사 이형순(서울 영등포 ‘라파치과’와 하월곡동 ‘이형순치과의원’을 운영 중)씨를 따라 나선 것이다. 그 뒤 그의 카메라 앵글은 난민촌과 외딴 섬 등 쓸쓸하고 소외된 땅과 사람들을 향해 맞춰졌다. 지난 8월에는 라파치과봉사단과 함께 몽골 울란바토르에 가 그곳 주민들의 결혼사진을 촬영해주기도 했다. “현장에서 즉석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어주면 아주 좋아해요. 특히 난민촌 사람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상황 때문인지 폴라로이드 가족사진 한장에 정말 고마워하더군요.”

김씨와 라파치과봉사단의 인연은 딸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우리 딸이 라파치과봉사단 얘기를 꺼냈어요. 그분이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전 세계 난민촌과 오지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쓰고 있다더군요. 우리도 몸으로 때우는 식으로 도울 길이 뭐 없을까 생각했죠.” 결국 봉사단에 참여하기로 가족합의가 이뤄졌고, 김씨의 아내가 먼저 라파치과봉사단을 따라다니며 미용봉사에 나섰다고 한다. 물론 봉사단이 세계로만 나가는 것은 아니며 국내 낙도를 찾아가는 치과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설에 카렌 난민촌에 가는 것일까 “설·추석 등 명절이 아니면 봉사단원 40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일 날짜를 잡기 어려워요.”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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