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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식] ‘금메달 배후조종’은 계속된다
사실 선수들만 1500여명에 이르는 한국에 견줘 수십여명 남짓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양궁 불모지 호주의 현실에서 선수 발굴과 육성이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들 가운데 활 쏘는 일에만 전념하는 ‘직업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모두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일과를 마치고 잠깐씩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한다니 더 이상의 메달 행진이 가능할지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지난 여름 뉴욕에서 있었던 양궁세계선수권대회 남자개인전 4강에 그가 훈련시킨 두명의 앳된 오스트레일리아 고등학생이 올라간 것을 보면 이 감독의 조련을 가히 ‘미다스의 손’으로 부를 만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와 같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감독의 친정 한국팀에 강력한 도전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고국으로의 전지훈련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의 얼굴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선수들을 엄격하고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했고, 그 자신에게도 대표팀 감독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채찍질을 해댔던 그는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시합과 인생을 누리는 법을 최근에야 배웠다고 말했다. 진실된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더니 그 편안함이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나아가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엄격한 기합도, 합숙훈련도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양궁팀의 성공에는 이 감독의 사람 대하는 진실함이 있었다.
캔버라= 최승광 | 자유기고가 jeffrey.choi@anu.edu.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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