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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원] “추리소설은 나의 애인” 1만3천권의 추리소설과 함께 사는 남자. 추리소설 전문번역자인 정태원(50) 한국추리작가협회 이사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추리와 판타지 소설 원서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서 가운데는 미국·영국·일본 등 현지에서도 찾기 힘든 책들도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뤼팽이 나오는 <기암성>을 읽은 뒤 용돈을 모아 서울 청계천과 소공동 조선호텔 앞, 대학교 근처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모은 책들은 이제 그의 집을 박물관처럼 만들어놓았다.
그에게 추리소설은 도대체 뭐기에 그는 어떤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의 지적 재미에 흠뻑 빠졌다고 말한다. 또 추리소설의 인기는 그 사회의 성숙함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때려서 간첩을 만들던 시대에 추리나 논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겠어요. 독재정권에게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국민이 제일 무섭기 때문에 추리소설이 금서가 됐죠. 추리소설은 민주주의가 앞선 나라일수록 더 발달해요. 우리나라도 민주화나 경제발전이 시작된 80년대 말부터 추리소설 독자층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작가들의 상상력도 자유로워지고 있죠.”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추리소설이 저급한 문학이라는 잘못된 시선 속에 갇혀 있었지만 자유롭게 사고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독자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며 “일본처럼 대학 추리소설 동아리가 많이 생겨서 상상력과 탄탄한 논리가 잘 담긴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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