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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쭝인- ‘반혁명 분자’ 나체모델 되다 올해 71살의 장쭝인(張忠音) 할아버지는 ‘나체모델’이다. 살점이라고는 거의 붙어 있지 않은 깡마른 몸집의 장 할아버지가 일반인들도 하기 힘든 나체모델을 하게 된 사연은 그의 직업만큼이나 아주 ‘특별하다’. 베이징의 조그만 후통(胡同·골목) 안에 있는 한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장 할아버지는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에서는 가장 무거운 죄에 해당하는 ‘반혁명분자’로 기소돼 무려 17년을 감옥에서 살았다. 그 사이 부인과도 이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던 중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범상치’ 않다는 걸 발견했다. 이빨마저 몽땅 빠져버린데다가 나이보다도 십년 이상은 더 늙어보이는 얼굴에서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 신선처럼 기른 하얀 수염에 얼굴 생김새가 중국의 한 유명한 화가를 빼다 박았다고 확신한 할아버지는 그날부터 당장 자신의 ‘추천서’를 쓰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각 대학 미술학과에 보낼 ‘모델 추천서’였다. 장 할아버지의 ‘모델인생’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운이 좋으면 일주일에 2~3차례 정도 일거리들이 ‘쏟아지고’ 보통은 한달 평균 3~4차례 정도 모델일을 나간다. 겨우 굶지 않을 정도의 수입이기는 하지만 장 할아버지에게 모델이라는 직업은 단순한 생계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아직도 내가 세상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평범한 소학교 선생님에서 반혁명분자로, 그리고 황혼의 나이에 나체모델을 하는 장 할아버지의 가장 큰 소원은 건강을 ‘쟁취’하는 것. 살아 있는 동안 좀더 많은 사람들과 ‘인생’을 논하고 싶기 때문이다. 장 할아버지가 나누고 싶어하는 ‘인생 이야기’란 대체 무엇일까.
베이징= 박현숙 전문위원 strugil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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