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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가 나를 바꿨다” 김소리(21·고려대 국문학과 3년)씨의 팔목시계는 남들보다 2시간 느리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1달 동안 봉사활동을 한 캄보디아에서의 생활을 기억하기 위해 시계를 캄보디아 시간에 맞춰놓고 다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무엇이 그의 시계바늘을 돌려놓았을까. 그는 고등학교 은사인 수녀님 소개로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결심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캄보디아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는 캄보디아의 한 유치원과 수도원에 있는 에이즈 병동에서 에이즈에 걸린 어린애들을 돌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에이즈 병동에 있는 3~4살 어린애들의 80~90%가 부모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돼 고통받았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있었다. 아이들은 자원 봉사자들이 오면 품에 파고들며 사랑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랜 전쟁을 겪은 캄보디아 사람들은 총소리만 들려도 피하는 등 전쟁에 대한 공포심이 많았다. 나라에서는 개인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지만 전쟁 중에 흘러나간 총기를 모두 거둬들이기는 불가능하다. 미사를 보는 중인데 밖에서 총소리가 나니까 평화롭던 사람들이 돌변해서 극도의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김씨는 “이전에는 전쟁의 참상이나 이라크 전쟁반대 같은 주장이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을 들으면 캄보디아에서 겪은 사람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전쟁이 터지면 얼마나 끔직한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웃음과 희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우위에 있어 베풀러 간 게 아니라 그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배웠다. 에이즈 환자를 돌보며 삶의 소중함을 돌이켜보았고, 가난하고 어렵지만 밝게 살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희망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캄보디아에서 겪고 생각한 것을 노트 1권에 꼼꼼히 적어놓았다. 지금은 개강 직후라 바쁘지만 시간나는 대로 내용을 정리해 ‘캄보디아의 전쟁과 평화’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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