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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가는 노숙자들
서울 남부노인노숙인 쉼터 국신호(31) 간사가 이들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은, 그동안 대학생들의 전유물이던 농촌봉사활동이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삶의 낙오자라는 ‘무력감’과 ‘인간관계의 단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국의 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쉼터를 이용했다”는 ‘사회적 낙인’을 가장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이들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매우 꺼린다. 농촌봉사활동은 그런 두려움을 깨뜨리기 위한 작은 시도다. 지난해에도 쉼터 식구들과 농촌봉사활동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하루짜리 맛보기였을 뿐이다. 이번에는 좀더 긴 3박4일짜리다. 돈벌이를 잠시 쉬어야 하는데도, 쉼터에 거주하는 11명 가운데 9명이 함께 가기로 했다. 8월1일부터 전북 완주군 비봉면의 농촌마을에서 시작될 이번 봉사활동을 위해 벌써 한달 전부터 참가자들끼리 회의를 하고, 할 일을 서로 나눴다. “쉼터 식구들이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다시 사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국 간사의 얘기다. 쉼터 식구들의 평균나이는 45살가량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60살이다. 농촌에 가면 이들은 가장 젊은 축에 속할지도 모른다. 국 간사는 “쉼터 식구들로서는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며칠을 보낼 농촌마을 사람들이 노숙인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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