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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노동자의 벗으로 살련다
“회사 쪽이 근로복지공단에 허위서류를 제출하고, 송씨의 투병기간에 측정한 유해물질 누출량을 마치 송씨가 일하던 당시의 자료인 양 속여 산재 은폐를 기도하고 있어요.” 며칠 뒤 SK(주)는 결국 “산재요양 판단의 근거자료로 제출한 서류는 우리의 실수였다”고 잘못을 시인해야 했다. 숨진 송씨가 근무 당시에 벤젠 등 유해 발암물질을 다뤄왔다는 사실을 입증할 근무일지를 현씨가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씨의 끈질긴 싸움으로 일이 커지자 노동부도 나섰다. SK(주) 전 공장을 대상으로 직업성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SK(주)에서 일하다 암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제보 사례가 23건이나 들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10만명당 4명한테 암이 발생한다는데, 종업원 3천명인 SK(주)에서 이렇게 제보가 많다는 건 큰 충격입니다.” 울산에서는 조선소의 추락사나 감전사 등 원시적인 산재가 많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공장에서 낮밤 맞교대 작업에 따른 과로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위장취업자를 가려내는 데 쓰인 노동현장의 블랙리스트에 요즘은 산재노동자가 주로 오르고 있어요. 조선소의 경우 한번 산재를 당한 하청노동자는 블랙리스트에 걸려 재취업이 어렵다고 합니다.” 학교를 마친 뒤 울산 노동현장에 몸을 던진 현씨도 한때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위장취업자였다. 조직사건에 엮여 쫓기는 신세 속에서 창원공단으로 몸을 피했던 현씨는 3년전, 이번에는 산재노동자들의 벗이 되어 울산에 돌아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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