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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나무에 햇볕 한줌을…
“서초구는 오래 된 단독주택이 많은 곳입니다. 재건축할 때 주민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수십년씩 자란 나무를 어떻게 처리하나 하는 것이죠.” 나무고아원은 이런 나무를 맡아주는 곳이다. 다시 찾아갈 사람이라면 자비로 나무고아원에 나무를 옮겨 심었다가 언제든 되찾아갈 수 있다. 아예 기증할 것이라면 구청에서 사람이 나가 고아원으로 나무를 옮겨간다. 나무고아원에 맡긴 나무들은 학교나 공원 등 적절한 곳으로 다시 옮겨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서울시가 나무고아원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98년부터다. 하지만 터 확보가 되지 않아 나무고아원을 제대로 운영하는 곳은 서초구뿐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반포동에 2만여 그루를 심을 수 있는 3천평 규모의 터를 마련했다. 이 주임은 “그러다 보니 다른 구에서도 나무고아를 맡아달라고 서초구로 연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나무고아원에서 맡아 기르는 나무는 1200여 그루가량이다. 서초구는 올해 하반기에도 나무고아원 터를 4500평가량 더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나무고아원의 운영 취지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 어려운 일도 많다. “며칠 뒤에 이사한다면서 당장 나무 뽑아갈 수 있겠느냐고 전화하는 분들도 있어요. 좀 미리 연락해주면 좋을 텐데요.” 나무를 옮겨 심기 곤란한 여름철에 연락을 해오거나, 괜찮은 나무는 다 뽑아가고 처치곤란한 나무만 고아원에서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사람들도 이 주임을 난감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자비를 들여 나무를 기증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지난해 방배동에서 58필지를 재건축했는데, 건축주가 3500만원을 들여 나무를 고아원으로 옮겨 기증한 적이 있어요. 아마 나무들을 값으로 치면 3억원어치는 될 겁니다.” 이 나무들은 서울시 곳곳에 심어져 훌륭하게 재활용됐다. 그는 요즘 서초전자고등학교 등 관내 6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를 ‘공원화’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학교의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자는 것이다. 공원녹지 담당 공무원 18년, 그의 꿈은 서울을 조금이라도 푸른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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