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지도와 가상현실이 결합하면…“지도를 봐도 모르시겠으면, 입체지도로 한번 목적지를 찾아보세요.” 모르는 곳에 가려면 지도를 보면 되지만, 사실 길눈 어두운 사람들에게는 지도를 보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다. 복잡한 도면을 보다보면 잘 아는 지역도 어디가 어딘지 애매해 거리 감각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터넷이 이런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지도에서 목적지를 찾기만 하면 해당지역의 구조와 인근지역을 3차원 가상현실로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지도서비스(www.congnamul.com)가 등장한 것이다. 가상현실 이미지 제작사인 (주)이음미디어가 만든 3차원 가상현실 지도가 인터넷 맵 브라우저를 운영하는 ‘콩나물지도’에서 지난 3월9일부터 선보였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두 회사가 선보이는 세계최초의 멀티미디어 지도서비스다. 멀티미디어 지도서비스란 지금까지 단순한 위치정보 제공에 머물렀던 지도의 효용을 극대화시켜 멀티미디어와 지리정보를 통합한 차세대 지리정보시스템을 말한다. 2차원 멀티미디어 지도서비스인 콩나물지도에 가상현실 효과를 더해 입체감 있는 현장화면이 저절로 길안내를 해준다. 목적지의 위치 뿐만 아니라 거리의 모습까지 가상현실 이미지로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이음미디어 주현우(38·사진 뒷줄 맨 오른쪽) 대표는 “아직은 서울시내 300여곳의 네거리와 주요 관공서 주변지역, 그리고 문화재의 이미지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앞으로 일반기업들과 주요 오락시설물도 이미지로 만들어 모두 10만여 가지의 가상현실 이미지들을 지도에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음미디어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신생 벤처회사로 직원 대부분이 전문 사진가 출신이다. 철저히 제작자의 시각에 의해 만들어진 뒤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돼온 시각이미지의 의사소통 방식을 극복해보자며 모인 사람들이다. “입체지도는 일방적인 소통방식을 벗어나 사용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미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가상현실 이미지를 만들어보자는 시도의 하나입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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