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사람이야기 | 등록 2001.05.02(수) 제357호 |
[사람이야기] “만화 이야기 함께 나눠요” 만화에 깜짝 출연하는 ‘카메오’ 가운데 하나가 만화가의 담당 만화 편집기자, 즉 만화기자다. 만화기자들은 만화가에게 마감을 ‘쪼아대는’ 악역으로, 하지만 웃기게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화 속에서 만화가는 만화기자의 감시 눈길을 피해 마감을 미루고 놀러다니다가 현장에서 붙잡혀 작업실로 끌려가기도 하고, 마감 독촉전화에 몸서리치며 눈이 시뻘게져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다소 과장은 있지만, 만화가와 만화기자의 이런 쫓고 쫓기는 관계는 사실이다. 그러나 만화기자의 업무는 마감독촉뿐만이 아니다. 만화기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요즘 세태에 맞아떨어질 만화를 만화가와 함께 기획하고, 잡지에 연재하는 전 과정에 걸쳐 작가와 상의하며 작품을 이끌어가는 만화의 숨은 주역이다. 어린이 만화잡지 <팡팡>의 오태엽(31) 팀장도 이런 만화기자다. 만화기자 가운데 많은 이들처럼 오씨도 한때는 만화가를 꿈꾸다 만화기자가 돼 만화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오씨의 만화사랑은 만화를 보는 게 일인 만화기자 가운데에서도 남다른 편. 한마디로 자나깨나 만화를 끼고 살고,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아예 인터넷으로 만화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마련했다. 오씨의 홈페이지 ‘바람검객의 만화이야기’(swordman.i21c.net)는 만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은 오씨의 ‘비밀공간’이다. 오씨가 추천하는 숨은 명작만화, 만화기자로 겪은 이야기, 만화에 대한 질의응답 등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8년째 만화계 최일선에서 활동해온 오씨의 홈페이지기 때문에 단순히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의 홈페이지에서는 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많지만 만화에 대해서 대화하는 사람들은 아직 상당히 드뭅니다. 그래서 만화에 대해 누군가 떠드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들었습니다. 평론처럼 어렵지 않아도, 만화에 대해서 잘 몰라도 어떤 만화 한번 보라는 식의 도움말 등 만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즐거운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만화에 대해 원없이 이야기 하고픈 분, 만화기자가 되고 싶은 분은 누구라도 들어오세요.”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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