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사람이야기] 만화가 오세영, 할머니를 그린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그를 이 시대 작가주의 만화의 최고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만화에 대한 그의 집념과 작품성 때문이다. 단번에 눈을 잡아끄는 산뜻함이나 톡 쏘는 재미는 없어도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내 보는 이를 붙들어버리는 질박한 그림과 강렬한 주제의식이 오씨 만화의 진면목이다. 그래서 수지타산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만화 편집자들도 오씨의 이름 하나만으로 그의 만화를 연재하거나 출판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까지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이 오세영씨가 이번에 또다시 ‘안 팔릴 만화’를 시작했다. 우리 민족사 최대 상흔 가운데 하나인 종군위안부 문제를 그리는 만화 <조센삐 아리랑>을 12월 중순께부터 인터넷 만화잡지 <이코믹스>(www.ecomix.co.kr)에 연재를 시작하는 것이다. “취재를 하면서 만나 뵌 할머니들은 인생이 드라마가 아닌 분이 한분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일본군들한테 당한 고초보다도 전쟁 이후 우리 사회 속에서 외면당하고 고생하셨던 종군위안부 이후의 삶에 더 큰 비중을 둘 계획입니다. 종군 경력으로 인해 망가지는 한 자연인의 인생과 인권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한국 근·현대사를 천착해온 오씨가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여년 전. 만화를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 꼭 그려보겠다고 작정해오다가 마침내 붓을 든 ‘평생의 과제’다. 그래서 만화를 연재하는 2년 동안 오씨는 다른 작품을 제쳐놓고 이 만화에 전력을 기울일 작정이다. “읽고나면 즐겁기는커녕 우울한 만화가 될 겁니다. 인기야 못 끌겠지만 어차피 만화로 길을 잡으면서 한번은 그려보겠다고 작정했던 것이니까 이번에 제대로 그려서 의무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구본준 기자bonbon@hani.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