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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장애인 엄마, 만화가 있기에…
성훈이의 작품 제목은 ‘울엄마’. 홀로 자기를 힘들게 키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성훈이가 다섯살 때, 척추가 좋지 않던 어머니 홍씨는 수술을 받던 중에 영영 허리를 못 쓰게 되고 말았다. “제가 혼자서 자기를 기른 걸 아니까요. 남자애라서 평소에 티내지는 않지만 가끔씩 툭툭 던지는 말을 들어보면 엄마를 참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홍씨는 수술을 받은 뒤 처음 일년은 전혀 거동조차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으면서 배설물까지 남이 받아내야 했다. 이듬해 여름 무렵에야 혼자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홍씨의 금상작품은 그래서인지 휠체어에 탄 장애인에 관한 그림이다. 제목은 ‘보인다 보여’. 앞이 가려져 보이지 않아 목을 자꾸 빼다보니 휠체어에 탄 장애인의 목이 길어졌다는 내용이다. 만화는 홍씨에게 자기표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생계유지의 수단이기도 하다. 어린이 출판사를 위해 동화를 여덟쪽짜리 만화로 만드는 것이 그가 하는 일. 여기서 나오는 수입과 정부보조금으로 홍씨네 세 가족은 살아간다. 미혼모로 낳은 성훈이, 2년 전 이혼한 남편에게서 낳은 딸 은지(5), 그리고 홍미경씨. “둘째애를 기를 때 기쁜 만큼 좌절도 컸던 것 같아요. 성훈이가 어렸을 때는 친정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었지만 둘째애 때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아기 돌보는 과정 하나하나가 시험이었다. 우유를 먹이거나 아기를 안는 간단한 동작도 홍씨에게는 고된 일이었다. 지금 은지는 소소한 심부름을 할 정도로 똑똑한 다섯살배기다. 그러니까 홍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자, 만화가인 장애인인 셈이다. 너무 짐을 많이 짊어진 우울한 사람이 아니냐고? 자신을 ‘미시 홍’이라고 소개하는 밝은 생활인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기를 때 느낀 보람이 생생해선지, 만화 중에선 <베이비 블루스>를 제일 좋아한다고.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하얀마음 백구>를 좋아한다는 홍씨는 “<하얀마음 백구>처럼 유행타지 않는 만화, 생활 속의 잔잔한 이야기가 소재인 만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홍씨와 성훈군의 작품은 10월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민아 기자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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