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제인 ] 2003년07월23일 제469호 

원화가치는 저평가돼 있는가

미국의 수출기업들은 환율 문제를 이야기할 때 ‘아시아 국가들’을 묶어 말한다. “중국을 비롯한 일본·한국·대만 등이 (자국 통화가 저평가되도록)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국가들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상당한 무역수지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만 보더라도 대미교역에서 일본은 163억달러, 중국은 246억달러의 흑자를 봤고, 한국은 23억달러, 대만은 35억달러가량 흑자였다.

그러나 원화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와 한묶음으로 묶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뒤, 유로화는 6월 말까지 달러 대비 23% 절상됐다. 엔화와 원화도 10%가량 절상됐다. 반면 대만달러 가치는 별 변동이 없고, 싱가포르 달러와 타이 바트화는 6% 안팎 절상되는 데 그쳤다. 달러가치에 묶여 있는 위안화는 물론 가치변동이 없다.

빅맥지수로 보더라도 원화가 다른 동아시아 통화들처럼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4월24일 현재 미국의 4개 도시에서 팔리는 빅맥 햄버거 값은 평균 2.71달러, 우리나라에서는 2.63달러(약 3300원)였다. 이를 통해 보면, 원-달러 환율은 1218원이 적정 수준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하락을 고려하면 1218원 아래로 적정수순이 낮아졌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원화가치는 외환시장 자유화 이후 적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게 빅맥지수가 내린 결론이었다. 말레이시아 링기트(-56%), 홍콩 달러(-46%), 싱가포르 달러(-31%), 대만 달러(-26%) 등이 미국 달러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는 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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