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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경제 등록 2002.09.18(수) 제427호

[경제] 휴대폰과 마늘의 비교우위론

농촌문제 해법은 없나

자유무역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제시한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경제학사에 혁명적인 사상이다. 모든 품목을 다른 나라보다 적은 노동시간을 투입해 생산할 수 있다고 해도, 단위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비교우위) 품목만 집중생산해 서로 교역하면 모두 득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은 마늘을 생산하고, 우리나라는 휴대폰 단말기를 집중적으로 생산해 서로 교역하면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교우위론이 옳다고 해도 ‘휴대폰 수출을 위한 마늘 수입론’은 중대한 결함을 숨기고 있다. 우리나라가 휴대폰 단말기에만 노동력을 집중 투입하려면, 마늘 농사를 짓던 사람들을 휴대폰 공장에 모두 취직시켜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결코 그럴 수 없다. 평균연령이 환갑을 지난 농민들은 단지 마늘 농사를 포기하는 것으로 끝날 뿐이다.

그래도 휴대폰 수출을 위해 마늘을 수입하는 것이 국가경제에는 더 나을 수 있다. 휴대폰 수출로 얻는 이득이 마늘 농사를 포기하며 생기는 손실보다 크다면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휴대폰 수출로 얻는 이득에서 마늘 농가의 손실을 먼저 보전해줘야 한다. 그것이 합당한 일이다. 휴대폰 업체에 직접 하라고는 못하겠지만 의지만 있으면 방법은 있다. “시장 개방의 큰 흐름을 우리 정부의 힘만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정작 농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고령의 농민들이 그저 죽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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