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제인 ] 2002년09월04일 제425호 

“대주주가 모르는 작전은 없다”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한 모디아·에이디칩스·솔빛텔레콤·아일인텍 4개 업체의 공통점은 작전의 주범 또는 공범으로 대표이사 겸 대주주가 혐의선상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대주주가 모르는 작전은 없다’는 증권가의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4개 회사는 모두 시세조정에 관련됐지만 수법은 각양각색이다.

반도체 재료업체인 에이디칩스는 ‘실적 부풀리기’를 작전 재료로 삼았다. 금감원의 조사결과를 보면, 이 회사는 대표이사가 앞장서서 호재성 재료를 발표하거나 기업실적을 부풀렸다. 기술이전계약 금액을 부풀려 공시하는가 하면, 내부거래로 맺은 1천만달러 규모의 위장계약을 버젓이 매출로 잡기도 했다. 이 업체의 주가는 등록 직후인 지난해 11월 3천원대에 머물렀으나, 실적 부풀리기의 약발이 먹히면서 지난 5월에는 4만4600원까지 뛰었다. 대표이사는 지난 3∼5월 보유 지분을 내다팔아 8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솔빛텔레콤은 작전꾼과 손을 잡았다가 돈만 떼인 경우다. 사장이 자신의 보호예수 물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4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몰래 사들인 뒤, 사설투자자문회사 대표 최아무개씨에게 시세조정을 맡겼다. 최씨는 불과 넉달 만에 주가를 8배나 끌어올리는 혁혁한 성과를 냈지만 325억원의 시세차익을 혼자 챙긴 뒤 달아나버렸다.

아일인텍은 사장이 작전세력의 도움 없이 직접 ‘일선’에서 시세조정을 주도했다. 사장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지난해 9∼11월 모두 1천여 차례에 결쳐 직접 허수·고가 매매주문을 반복해 주가를 3배나 끌어올리는 수완을 과시했다. 그 역시 보유 지분을 고가에 내다팔아 17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김희승 기자/ 한겨레 경제부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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