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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원 내면 수억원 번다? 네티즌치고 “8천원만 내면 3개월 뒤 수억원을 벌 수 있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8천원이 3개월 뒤 수억원으로 불어난다는 설명은 이렇다. 먼저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제시한 8명의 계좌로 1천원씩을 보낸 뒤 그 중 맨 윗사람의 이름은 지우고 끝에 자신의 이름과 계좌를 적는다. 다른 사람에게 이런 메일 1천통을 보내면, 그 중 1%인 10명이 1천원씩 계좌에 돈을 입금해준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이메일이 퍼져나가면 머잖아 수억원이 계좌에 입금된다는 것이다. 허황된 이야기 같지만, 실제 돈을 보내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은 듯하다. 어떤 네티즌은 그런 이메일을 보낸 뒤 “장난삼아 보냈는데, 정말로 돈을 보낸 사람이 있었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다시 보내온 경우도 있다. 3개월 만에 8천원이 수억원이 된다는 논리에는 어떤 함정이 숨어 있을까? 이메일을 만든 사람은 1천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그 중 10명이 돈을 보내올 것이고, 그것이 8단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 가정이 바로 함정이다. 만약 내가 이메일 1천통을 보내면, 그 사람들이 또 각 1천통을 보낼 것이다. 그러면 그 순간 이메일을 받은 사람은 순식간에 100만명, 정확히는 이미 받은 사람을 포함해 100만1천명이 된다. 다시 그들이 각 1천통의 이메일을 보내면 전체 이메일은 10억통이 넘어간다. 3단계도 거치지 않아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평균 20통의 이메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메일을 받은 사람 중 1%가 정말 돈을 보낸다고 해도 이메일 확산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2단계에서 끝난다. 물론 이런 함정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애초 돈을 보낼 리가 없다. 금융 피라미드의 폰지게임도 마찬가지다. 피라미드가 몇 단계만 지나가면 새로 끌어들일 잠재회원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금융 피라미드나 다단계 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진 상황에서는 하위 판매원 1명을 확보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큰돈을 벌기는커녕 투자원금을 떼이지 않으면 다행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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