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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급부형과 확정갹출형 기업연금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확정갹출형(DC·Defined Contributions)은 매번 적립하는 갹출금을 확정해 100% 사외위탁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급불능의 우려가 없다. 개인의 구좌(퇴직계정)에 퇴직금이 적립되어 운영되고, 노동자 스스로 선택한 투자수단(예금·주식·채권 등)의 운용수익에 따라 연금급여가 결정된다. 회사는 매번 갹출금을 납부하고 정산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적립액을 어떤 식으로 투자, 운영할지는 노동자가 책임진다. 물론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은행에 맡겨 이자수입만 받고, 고수익을 좇는다면 주식에 투자하고, 예금과 주식, 채권을 섞어서 투자할 수도 있다. 확정갹출형은 회사를 다른 데로 옮기더라도 자신의 구좌를 갖고 다니면서 퇴직금을 계속 적립할 수 있다. 투자수익률이 높으면 확정급부형보다 많은 금액을 받지만 리스크는 노동자가 부담한다. 확정급부형(DB·Defined Benefits)은 퇴직 때 지급할 연금액을 미리 확정해놓는 것이다. 기금운용은 회사가 하고, 노동자는 맡겨두기만 한다는 점에서 현행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확정된 최종 급여액을 기업이 책임지지만 갹출금을 얼마나 부담할지, 어떤 식으로 기금을 적립하고 운영할지는 회사가 알아서 하면 된다. 그러나 확정급부형은 다른 회사로 옮길 경우 기업연금의 연계가 어렵다. 기업이 도산하거나 기금운용 수익률이 낮은 경우에는 사외적립했더라도 약속된 금액을 못 받을 수 있다. 노동자 처지에서 볼 때, 회사가 영속적이고 장기근속하는 대기업과 제조업체는 확정급부형, 회사의 수명이 짧은 첨단산업은 확정갹출형이 유리하다. 또 연공서열적이고 저임금 노동자 직종은 확정급부형, 연봉 위주의 실적급 직종은 확정갹출형이 유리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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