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자가제조 맥주를 마셔온 사람들은 예전부터 있었다. 외국에서 기구를 사들인 뒤 개인적으로 맥주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미스터비어(mbeer.co.kr)란 업체가 제조기구를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지난 2월에는 다음카페에 ‘맥주만들기’(회장 김태욱)라는 동호회가 꾸려져 300여명이 가입했다.

스스로 맥주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가 원하는 수백 가지의 맥주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판매용이 아니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에 제한받지 않고 자기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맥주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먼저 찬물에 옥수수당을 풀어넣고 한 차례 끓인 뒤 맥아와 호프가 혼합된 맥주 원액을 집어넣는다. 이렇게 하면 맥아즙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1차발효용 발효통(케그)에 집어넣고 효모를 뿌려주면 된다. 알코올 도수를 높이려면 옥수수당이나 설탕을 조금 더 넣으면 된다. 1차발효는 1주일 걸리며, 이어 페트병으로 옮겨 1주일 동안 2차발효(숙성)의 과정을 거친다. 홈브로잉은 발효와 숙성이 모두 상온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것은 1차발효에 사용되는 발효통이다.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탄산가스를 내보내면서 공기는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맥주의 종류는 일단 어떤 원액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알코올 도수는 당도에 따라 자동 조절된다. 마지막으로 생강·계피·감초·인삼 등을 넣어 독특한 향을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까만색에 고소한 맛과 향이 나는 맥주를 만들려면 스타우트 원액을 사용하고 1차발효 때 커피가루를 조금 넣으면 된다. 미스터비어가 판매하는 제조기구는 1회분 재료(원액·당분·세척제 등)와 발효통, 페트병 등 한 세트가 11만원이다. 2번째부터는 3만원을 주면 재료를 살 수 있고, 그 재료로 8천cc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