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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다투는 ‘화목한 경영’?
김영대 대성그룹 회장은 막내 여동생 김성주 사장과 다툼을 벌이기 전 두 남동생 김영민(서울도시가스)·김영훈(대구도시가스) 회장과도 한바탕 경영권 다툼을 벌여 재계에 화제를 뿌렸다. 장남과 두 동생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건 올해 2월 그룹 창업자인 김수근 명예회장이 세상을 뜬 직후였다. 당시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보유중인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시가의 2∼3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차남과 3남은 애초 맺었던 합의각서대로 매매시점의 증권시장 종가에 팔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 와중에서 김영민·영훈 회장은 대성산업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큰형의 대성산업 경영권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양쪽은 네다섯달가량 공방을 벌이다가 6월 말께 창업주의 유언대로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를, 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를 각각 맡아 분리 경영하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대성그룹 16개 계열사는 지난해 매출 1조8천억원, 당기순이익 603억원을 기록하고 부채비율이 110%대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다른 그룹의 부러움을 샀지만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불미스런 일을 예견하기나 한 듯 고 김수근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아들 3형제를 회장실로 불러 경영권 승계의사를 밝히며 “너희들에게 계열사를 나눠주겠지만 누구든지 내 소유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대단히 아이로니컬한 것은 김영대 회장의 경영철학이 ‘화목’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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