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돈 잘꾸면 돈 번다맞춤대출부터 보험사 약관대출 까지… 형편 고려해 최소한 낮은 이자율로
직장생활 4년차인 김경준(32)씨는 보너스를 받을 때마다 고민이 생기곤 한다. 이번 보너스로 결혼할 때 융자받은 주택자금대출을 상환할까 아니면 예금을 할까? 김씨가 받은 주택자금대출의 금리는 10.5%, 대출기한은 5년이다. 김씨가 받은 보너스로 현재 예금을 하면 예금 금리가 대략 8%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세금을 제외하고 실제로 받는 예금 이자율은 6.24%이다. 따라서 당연히 10.5%짜리 대출을 갚는 게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대다수 대출의 경우 매월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 하지만 예금의 경우는 반대로 이자를 만기에 받기 때문에 더욱 손해다. 매월 이자 지급식을 선택할 경우 예금 금리는 8%가 아니고 보통 이보다 0.5%정도 낮은 7.5%가 적용되므로 실제로는 세후 5.85%에 지나지 않는다. 대출과 예금금리 차이는 4.65%씩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다시 말해 1천만원당 1년에 46만5천원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은행 돈을 꿔야 할 처지라면 맞춤대출이나 마이너스대출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출상품도 이제는 맞춤대출 시대로 접어들었다. 일부 은행에선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 이자를 아무 때나 내도 연체이자를 물리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대출은 이자를 매달 지정된 날짜에 납부해야 연체가 되지 않았으나 납입일을 따로 두지 않고 여유자금이 있을 때마다 이자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제 날짜에 이자를 내는 것보다 이자를 다소 높게 차등적용하기는 하지만 연체이자에 비해선 훨씬 낮은 이율을 적용한다. 이자납입이 한두달 늦었다고 해서 불량거래자로 낙인찍힐 위험도 피할 수 있다. 매월 수입이 정기적이지 않은 경우 활용할 만하다. 대출 이자율은 대출 개시일에 미리 내면 9.25%, 만기일에 내면 10.2%가 적용되는 등 고객이 원하는 이자납부 기간에 따라 차등이자율이 적용되는 대출상품도 있어 자신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다. 똑같은 금액을 대출받더라도 일시불대출보다는 마이너스대출이 유리하다. 마이너스대출에선 대출한도에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자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도 선택을 잘하면 대출이자를 아낄 수 있다. 최근 각 금융기관에서는 특판대출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상품을 이용하면 좀더 저렴한 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인터넷대출을 이용하면 시간도 아끼고 이율도 낮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각 은행의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도 있고, 최근 유행하는 대출 전용 사이트에 접속해도 된다. 이러한 대출전용 사이트에서는 금융기관간 대출금리 비교는 물론이고 담보나 보증인 없이 신용만으로 대출이 가능한 금융 상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마치 부동산 중개업소와 같이 이젠 ‘대출 소개소’가 생긴 셈이다. 급전이 필요한 경우 보험사 약관대출도 쓸 만하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해지했을 때 받는 해지 환급금 중 일정 범위 내에서 보험사가 보증없이 신속히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9∼11% 안팎으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보다 훨씬 싼 편이다. 무엇보다 보증을 세우는 조건이 아니므로 편리하다. 우리나라 보험 가입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 들어 약관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 대출금을 싼 이자의 신규대출로 전환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일부 은행에선 다른 은행에서 받은 아파트담보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이자율을 1.5%포인트 정도 깎은 수준에서 대출해주고 있다.
민병걸/ 하나은행 송파지점 프라이빗뱅커 팀장yesmin@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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