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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우차 처리, 로버를 반면교사로 영국의 대표적 자동차업체인 로버의 운명은 대우자동차 처리 방향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국자동차연구소의 박홍재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로버의 사례에서 배우는 대우차 처리의 방향’에서 “대우차가 로버와 같이 구조조정의 악순환이란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성급한 처리보다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구조조정의 본래 목적에 충실히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버의 역사는 갖가지 방법이 총동원된 구조조정의 역사였다. 해외매각, 국유화, 민영화, 분할매각, 선진업체에 의한 위탁경영, 컨소시엄에 매각 등. 그런데도 로버는 아직 구조조정의 악순환이라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77년 자전거제조회사로 출발한 로버는 랜드로버 등을 생산하면서 자동차업체로 발전하다 1967년 중소 메이커의 연합체인 레이랜드에 흡수된다. 이후 국영화, 민영화 과정을 거친 뒤 1994년 독일 BMW에 인수된다. 올해 5월에는 로버의 옛 경영진, 협력회사, 지역 유지 등으로 구성된 ‘피닉스 컨소시엄’이 뉴 미니를 제외한 로버의 사업을 BMW로부터 단돈 10파운드에 인수했다. 로버가 레이랜드로 흡수된 것은 영국 정부의 대형화 작업에 따른 것이었는데 중소업체의 수평적 연합체에 불과해 자동차산업 경쟁력의 원천인 규모의 경제라는 잇점을 살리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결국 경영난으로 1975년 공기업화의 길을 걷게 된다. 공기업화 후 영국 정부는 대규모 공장폐쇄, 인원감축, 해외사업 정리 등 강력한 합리화 정책을 단행한다. 이런 과격한 조처는 대규모 노동쟁의를 유발해 한 때 100만대에 이르렀던 생산규모가 81년에는 절반인 50만대 수준으로 추락하고 만다. 90년대 들어 BMW에 인수된 뒤에도 로버는 좀처럼 정상화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 로버의 경우 FF차(전륜구동차)를 생산하는 반면, BMW는 FR(후륜구동차)을 생산한다는 점이 통합의 효과를 제약하는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했던 것이다. 박홍재 위원은 “로버가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자동차 메이커로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구조조정의 목적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우차 처리에서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버는 수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쳤음에도 생산시설 노후, 규모 미달, 제품력 결여 등 취약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되레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위원은 “대우차 처리에서도 산업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관점보다는 부실채권 정리라는 단기적 목표가 우선하고 있다”며 “대우차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해외매각만이 살 길이라는 식의 접근은 단견으로, 협상력을 발휘할 때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돼야 한다는 게 박 위원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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