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제인 ] 2000년08월09일 제321호 

[경제&경제인] 기업퇴출 비상구 '워크아웃'

알 만한 사람들에겐 다 알려진 사실이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은 ‘뜬끔없게도’ 여배우 제인 폰다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제네랄 일렉트릭(GE)사의 잭 웰치 회장은 ‘제인 폰다가 격렬한 운동으로 군살을 빼고 몸매를 매력적으로 가꾼 것처럼’ 불필요한 사업을 포기하고 핵심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 GE를 반석 위에 올려놨다.

GE는 1981년부터 수년간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350개 사업부를 13개 사업부문으로 개편하고 80년에 40만명에 이르던 인원을 23만명(93년) 수준으로 줄였다. GE의 이같은 구조조정을 워크아웃이라고 한 데서 경제적 용어로 굳어졌다. 사전적 의미로는 ‘격렬한 운동을 통한 연습 또는 훈련’,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의 체질개선 작업’ 정도로 요약된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98년 6월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기관 협약’이 맺어짐에 따라 워크아웃의 바탕이 마련됐다. 이 협약에는 은행, 종금, 투신, 보험, 리스 등 210개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해 전체 금융권을 아울렀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협약 체결에 이어 워크아웃을 전담할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한국종합금융 사장을 지낸 오호근씨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여의도 한국투자신탁 10층에 사무국도 설치했다. 오 위원장을 보좌하면서 워크아웃 실무를 주도한 사무국장에는 금감위에서 매크로팀장으로 재직중이던 이성규씨가 뽑혔다. 오 위원장은 현재 대우구조조정추진협의회 의장으로 ‘대우 문제’를 챙기고 있으며 이 국장은 지금도 사무국장으로서 워크아웃 마무리에 열중하고 있다.

워크아웃은 금융당국의 주도로 추진되긴 했으나 금융권도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던 터였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을 퇴출시키기보다는 자금지원을 통해 회생시켜 채권회수를 극대화하는 게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국내경제 사정은 정상기업마저 잇따라 쓰러지고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공황심리가 팽배해 있었다. 이 때문에 연쇄도산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으로 워크아웃이 도입된 것이다. 워크아웃 초기에는 제2의 부도협약일 뿐이며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금감위의 위장계열사라는 빈축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지난 7월 말 현재 워크아웃 대상 업체는 대우계열 12개사를 포함 63개에 이른다. 워크아웃 도입 뒤 106개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으나 10개사가 탈락했으며 15개사는 합병을 통해 정리됐다. 나머지 18개사는 졸업(4), 매각(9개) 등을 통해 워크아웃 테두리에서 벗어났다.

워크아웃 협약의 효력은 올해 말 완료된다. 지난해 말 끝나게 돼 있었으나 1차 연장된 결과이다. 정부는 이를 대신할 방안으로 회사정리법을 바꿔 법정관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는 사전조정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현행 협약을 채권금융기관간 자율 협약으로 전환하는 것도 유도키로 했다.

워크아웃 협약이 완료되고 기업구조조정위가 문을 닫더라도 기존 워크아웃 기업은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정상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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