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점 ] 2000년08월29일 제324호 

[초점] DJ의 그림자 “입술이 미워”

문제 발언의 주인공인 윤철상 의원은 85년 김대중 총재의 수행비서로 동교동에 입문한 이른바 가신그룹 중 한 사람이다. 87년 대선을 전후한 시기를 비롯해 여러 해 동안 그림자처럼 김 총재를 수행해 ‘DJ의 그림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행비서 시절 이후에는 DJ의 동교동 자택에서 재택비서로 있으면서 일정 관리, 총무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후임 수행비서는 전갑길씨에게 넘어갔는데 그도 16대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그가 당직을 맡으면서 나름대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정권교체 이후의 일이다. 국민회의 시절 조직위원장을 맡아 당 조직 관리를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3·30 재·보선 때는 유사조직 활용을 금지한 선거법에도 불구하고 ‘동네 특위’ 조직사업을 주도했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당직을 사퇴한 바 있다. 동네 특위 사업은 안양과 서울 구로을 두 선거구에서 선거운동 기간중 당원 모집이 금지되자 환경, 재개발, 교육, 교통 등 갖가지 명목을 붙인 특위를 만들어 위원을 모집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이 편법 지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윗사람이 안심하고 일을 맡길 정도로 평소 과묵한 성격이다. 그러나 화가 났을 때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폭발하는 등 다소간의 기복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의원총회에서도 송영길 의원 등이 당 지도부의 무성의를 성토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열변’을 토하다 ‘설화’(舌禍)를 입게 됐다.

민주당 일각에는 이번 사건을 동교동계, 즉 DJ의 가신그룹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는 데 따른 문제점이 노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교동계 인사들이 뛰어난 보스 밑에서 오랜 세월 비서 생활을 하다보니 충성심은 확고하되, 홀로 서서 중책을 수행할 정치력을 쌓을 기회는 적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최근 동교동계 내부 분화 과정에서는 권노갑 고문, 김옥두 사무총장, 이훈평·김방림·조재환 의원 등의 진영(주로 조직·총무·자금 파트)으로 분류된다. 동교동계에서도 주로 정책·기획·공보 파트를 맡았던 인사들은 한화갑 지도위원, 배기선·설훈·문희상 의원 등을 중심으로 별도의 진영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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