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 우리는 승리자쪽에 붙어야 한다!”

인디아에서 이 제목을 강론으로 들고 나온 사람들은 누구인가？

안보·국제관계 전문가를 자부하는 퇴역장군이고 외교관이고 학자이고 언론인이다. 모두가 델리에 삶터를 둔 극단적인 매파들인 이들은 분석의 일관성에서도 품질에서도 또 숫자에서도 자신들이 지녔던 영향력의 한도를 넘었다.

사티쉬 남비아르 중장, 라자 메논 해군소장, 언론인 수브라마니암, 라자 모한, 세크할 굽타 그리고 전직 외교관 파르타사라티와 샨카르 바지파이 같은 이들이 주인공이다.

왜 군대를 파견해야 하는가？ 그들이 내린 결론은 이랬다.

첫째, 인디아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그 심각성을 과시할 수 있는 게 최선의 길이다. 미국은 친구고 우리는 미국을 도와야 한다.

둘째, 파키스탄을 고립시킬 수 있는 유일한 책략이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인데다 국내적으로도 큰 저항을 받아 이라크 파병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인디아가 급히 군대를 파견한다면, 인디아는 파키스탄 대신 미국과 가까운 우정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디아가 국경을 맞댄 나라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결정적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인디아는 미국과의 협조를 통해 유전이라는 확고한 달러를 움켜쥠으로써 아랍국가와 맺고 있는 추상적 우호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넷째, 냉전 기간에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이 그런 것처럼, 미국을 통해 이라크 재건 하청을 따냄으로써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섯째, 이미 이스라엘과 따뜻한 관계를 맺은 인디아로서는 비동맹노선과 아랍민족주의 지원을 포기하고 미국-이스라엘 축에 참여함으로써 대테러전쟁을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다. 대부분 테러의 출발지가 이슬람 국가들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여섯째, 이라크는 인디아 군인들에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길게 보면, 팽창할 인디아 군대는 점유력 강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인디아 매파들의 이런 주장은 다행스럽게 시민사회의 반발 여론에 밀려 사그라졌다. 한국사회의 파병 찬성론자들 주장과 비교해본다면 국제적 극우파들의 공통점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델리= 프라풀 비드와이(Praful Bidwai) | 핵 전문 칼럼니스트·전 <타임스 오브 인디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