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잃을 것 생각해야… 길게 보면 ‘윤리’가 가장 남는 장사

- 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나？

= 식민 점령군대에 붙어먹는 것 아니겠나. 부당한 전쟁과 침략 모두를 거부하자는 거다.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건을 미국이 날조했다는 증거가 나왔고 또 그런 게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우리 아이들을 보내야 옳은가？ 부도덕한 불법 전쟁에 자식들을 보내자는 놈들이 정신이상자들 아닌가？

- 그래도 만약 군대를 파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날 것으로 보는가？

= 그러잖아도 이미 상처 입을 대로 입은 인디아의 ‘비동맹’ 전통은 완전히 끝장난다. 비동맹말고 인디아가 국제사회에 입 뻥긋하며 버틸 만한 구석이 없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항쟁 중인 판에 이스라엘 총리를 델리에 받아들인 일만 해도 엄청난 손실인데, 군대를 보내자고？ 국제사회에서 인디아가 잃을 것이 무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눈앞에 있는 돈 몇푼이 다가 아니다. 길게 보면 ‘윤리’가 가장 남는 장사다. 한 사회가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명예를 얻으면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 영향력은 사업으로 연결된다.

- 파병 건으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현실론을 부정하는가？

= 그렇다. 모든 관계는 평화와 정의 위에서만 정당성을 지닌다. 최근 인디아와 미국의 관계는 비틀어지고 불평등한 상태다. 이건 정의와 평화를 기반으로 삼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이런 판에 군대를 보낸다면, 상황은 더 왜곡될 뿐 결코 진정한 관계 개선 도구가 될 수 없다.

- 파병 찬성론자들에 대해서는？

= 모조리 자유다. 철학도, 사상도, 양심도, 주장도. 다만 시민 입장에서 속아넘어가지 않을 판별법이 있다. 잇속이 묻어 있나 없나를 살펴보면 쉽사리 드러난다. 파병하자는 이들이 누구인가？ 그래서 우리는 그 이름을 기록해서 영원히 남겨놓을 계획이다. 이걸 평화와 정의를 원하는 세계 시민사회에 권하고 싶다. 국제적인 운동으로 승화시켜서.

델리= 프라풀 비드와이(Praful Bidwai) | 핵 전문 칼럼니스트·전 <타임스 오브 인디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