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2 ] 2003년10월16일 제480호 

집값 폭등, 무엇이 문제인가

인플레이션 일으켜 기업 경쟁력도 떨어져… 우리 사회의 부동산 소득 불평등은 이미 극에 달해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최근 “강남권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주택의 수요 공급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고, 집 없는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이 배 아파서 너도나도 강남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남의 것을 빼앗는 것도 아닌데 아파트 급등이 뭐 그리 나쁜 일인가 하고 묻기도 한다. 현재 전국 가구의 54.2%가 자기 집에서 살고 있고, 내 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세로 사는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내 집 보유 가구는 60%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집값이 오르면 국민의 다수가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집값 폭등은 단순히 배 아파할 문제가 아니다. 집값 폭등은 노동자 생계비 중 주거비를 높이고 이는 결국 임금인상으로 이어진다. 임금인상에다 사무실 임대료까지 높아지면 상품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 자연히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기성세대야 허름한 집 한칸이라도 있지만 젊은 세대는 폭등하는 집값에 절망감만 쌓여간다.

물론 외환위기 이후 집값 상승이 경기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비록 미실현 이익이지만 집값이 오르자 사람들이 집값이 뛴 만큼 소비지출을 늘렸고, 이렇게 늘어난 내수가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정부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즉, 집값 안정도 중요하지만 공격적인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가 한꺼번에 부동산값이 폭락하면 소비위축을 낳아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그러나 부동산 소유 여부가 갈라놓은 소득 불평등은 이미 극한에 달해 있다.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를 보면 한국은 0.312로 미국(0.408), 프랑스(0.327)보다 낮다. 그러나 부동산 및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양도·임대 소득, 배당·이자 소득)의 지니계수는 2001년 0.915로 모든 부를 한 사람이 소유할 정도로 완전불평등에 가깝다. 집 없는 노동자가 한푼도 안 쓰고 10년간 모아야 할 돈을 집 가진 부유층이 가만히 앉아서 1년 만에 버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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