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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안 보고 내 멋대로! 몸매의 단점도 자신 있게 드러내는 옷 입기… “많이 보고, 많이 입어보며 가장 편한 스타일을 찾아라.”
#허리선에서 조금 내려온 점퍼형 상의에 무릎길이의 프라다풍 스커트를 입은 강북형. #짙은 색 A라인 스커트와 같은 색 니트 카디건을 입고 낮은 굽 단화를 신은 강남형.
틈만 나면 캠코더를 들고 거리에 나가 행인들의 옷차림을 살피는 ‘거리 패션 분석가’ 이정은씨는 강남형/강북형으로 구분되던 서울의 지역성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브랜드와 명품 선호 경향은 분명히 있지만 남들 입어서 예쁘다고 그대로 따라 입지 않아요. 몇년 전과는 큰 변화죠.”
강남-강북형의 경계가 사라지다
홍대앞 ‘주차장 골목’에서 이른바 ‘통유리집’이라고 불리는 옷가게를 하는 이윤정(27)씨는 자신의 숍을 ‘위험한 가게’라고 소개한다. “보통 옷가게를 하면 정해진 타깃 소비자층이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 가게 단골들은 나이·직업이 모두 중구난방이에요.” 손님만 종잡을 수 없는 게 아니다. 등 한복판이 훤히 파진 붉은색의 민소매 상의, 짧은 스판 면스커트와 그 밑에 받쳐 입는 ‘쫄쫄이 추리닝’등 ‘통유리집’의 옷들은 도무지 개념이 없다. “손님들이 예전보다 옷에 대해 정보도 많고 자기 스타일에 대한 자신감도 늘었어요. 어떻게 이런 옷을 소화할까 해도 자기 몸에 뭐가 맞는지 정확히 짚어내죠.” 지난해 석달 정도 오빠와 함께 노점을 하던 이씨가 정식으로 숍을 내게 된 것은 이런 옷을 알아주는 손님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옷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이대앞 골목 수많은 옷가게들을 제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죠. 어떤 학생들은 자기의 이런 막강한 정보력을 이용해 방학 때 도매상에서 옷을 떼어다 파는 일도 하니까요.” 케이블 TV, 인터넷, 잡지 등 국내외 패션을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이 급증하면서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모델 등 ‘트렌드 세터’들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패션을 주장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스포티즘의 유행은 여가를 즐길 때 입는 옷과 일할 때 입는 옷의 영역을 무너뜨렸고, 정장과 스포츠룩을 함께 입는 자유로운 코디를 선보였다. ‘내 멋대로 시대’다. 캐주얼브랜드 쌤 홍보팀장 이윤아씨는 “예전엔 유사한 색깔과 질감의 옷을 함께 입는 것이 멋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형광색처럼 유치찬란해서 아예 코디가 불가능해 보이는 것 같은 옷도 즐겨 찾는다. 한쪽 소매에 토시처럼 덧대거나, 소매에 지퍼를 달아 ‘덜 만든 옷’처럼 보이는 특이한 옷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자기 스타일을 잘 소화하는 패션 리더라고 해서 모두 몸매에 자신 있는 건 아니다. 홍대앞에서 ‘골든파크’라는 숍을 운영하고 있는 박현정씨는 “패션 리더들의 특징은 오히려 자기 체형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라고 말한다. “허벅지가 굵거나 엉덩이가 크다고 해서 헐렁한 옷을 입어 숨기는 것이 아니라 되레 꼭 끼는 옷을 입더라도 포인트를 줘서 시선을 분산시킨다.” 주말이면 서울 명동 일대 외국 서점을 돌며 유럽·일본에서 온 잡지를 섬렵한다는 박씨는 “많이 보고, 많이 입어보면서 가장 편한 스타일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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