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획 ] 2002년12월26일 제440호 

인간 배아, 그 생명의 딜레마

치료용 복제에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들… 인간복제는 치명적 문제 많아 현실성 낮아

줄기세포는 주로 초기 분열 단계의 배아에서 채취된다. 이때는 아직 장기 형성 능력이 없다. 사전에 세포가 특정하게 선택한 세포계로 분화될 수 있도록 정보를 입력해야만 심근이나 신경세포, 골격근 등으로 배양된다. 이런 다양한 분화 능력이 있는 세포를 배아로부터 얻을 수밖에 없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비배아줄기세포도 있지만 세포계의 노화가 이루어져 분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치료용 복제는 배아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복제된 배아는 자궁에 이식되면 복제양 돌리처럼 계속 성장해 완전한 생명체로 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복제로 만들어진 유기체, 즉 복제 배아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윤리적 측면을 내세우는 쪽에서는 복제 배아가 일반적인 인간 배아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생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연구만을 목적으로 난세포를 수정시킬지라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복제된 배아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내세운다. 실제로 세포 덩어리로 보이는 복제 배아는 아무런 기관도 없고 감각을 지니고 있지도 않다. 자체 생존 능력이 없는 복제 배아는 포배기 이후에 자궁벽에 붙지 않는다면 쓸모 없는 세포 덩어리에 머물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복제된 유기체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생물학적 실체로서 ‘활성화된 난자’(activated egg) 구실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무리 치료용 복제의 효용성이 높아도 파괴할 목적으로 개체를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심지어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어린 아기의 장기를 채취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치료용 복제는 파괴가 목적이 아니라 난치병 치료를 통해 생명을 존중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말한다. 체외수정 과정에서 인간 배아를 생성하고 폐기하는 것은 생명체의 탄생을 위한 불가피한 일이다. 어쩌면 모든 생명체의 존중에 대한 신념은 이미 의학적으로 무너졌는지 모른다.

치료용 복제 과정에서 난자를 채취해야 하는 것도 윤리적 문제가 있다. 활성화된 난자를 만들려면 필수적으로 성숙한 난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료용 복제가 허용되면 불임 클리닉 등지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난자 거래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게 틀림없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난자생성 촉진제 주입 등으로 간 손상이나 신부전 등의 잠재적 위험성 노출될 수 있다. 아직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확립되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난자가 소요될 게 틀림없다. 이에 대한 대책은 금전적 보상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치료용 복제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윤리적 비판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부닥치는 부분이 ‘복제인간’의 출현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복제동물만 해도 부적절한 유전자 발현, 각인의 혼란 등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종교단체 ‘라엘리언’이 세운 클로네이드는 이달에 복제인간이 출생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탈리아의 복제전문가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도 2003년 1월에 복제인간이 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치료용 복제는 심각한 국면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