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획 ] 2002년10월09일 제429호 

도심에 갇힌 당신은 ‘생태맹’

자연과 교감하는 감성 부족 상태… 인간과 자연의 공생 모색하면 극복

문맹·색맹·컴맹의 뜻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생태맹(ecological illiteracy)이란 무엇일까?

비교적 최근에 쓰이기 시작한 ‘생태맹’이란 용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신비감·오묘함·풍성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또 동료들로부터 배척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다른 분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채 전문화·세분화된 분야에만 몰두하며 교실과 도서관, 실험실, 체육관, 컴퓨터실 등 인공적으로 만든 공간으로만 교육이 국한되는 현상을 뜻하기도 한다.

전영우 국민대 교수(산림자원학과)는 “천부적으로 물려받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우리의 정신적 능력이나 우리 자신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감성이 결여된 상태가 바로 생태맹”이라고 설명했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우리의 사고와 의식으로부터 자연이 “사라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철저히 하면서도 아파트를 새로 장만하면 가구를 모두 새로 바꾸는 것도 생태맹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가구를 모두 새로 장만하는 것은 그만큼 나무를 더 베어쓰게 만드는 일이다. 생태맹은 눈에 보이는 작은 환경보호는 잘 실천하면서도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더 큰 환경보호는 소홀히 하게 만든다.

전 교수는 생태맹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과의 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들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생태맹을 벗어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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