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사 펴냄)에도 <누나와 라면>이라는 내 구슬픈 사연이 실렸는데, 그 누님이 이 누님이다.
누님은 처음에 다 쓰러지는 농가 하나를 거의 공짜로 얻어 이사를 했다. 직접 쌓고 지붕을 고쳤으며 벽을 헐고 창문을 냈다. 그림 잘 그리고 사진 잘 찍고 홈패션에도 일가견이 있는 분이어서 허술한 농가가 예쁜 주택으로 둔갑하는 데는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한 5년 살더니 누님은 그 집 바로 뒤에 따로 새 집을 지었다. 죽을 때까지 좀 편하게 살려고 지은 집이라 제법 꿈과 정성을 깃들였다. 설계와 내부 인테리어도 누님이 직접 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러 자꾸 묵고 가겠다고 조른다. 지난 5월에 준공을 했는데도 누님은 아직도 옛집에 머물고 있다. 한달 전에 가봤더니 집안 배치가 조금 달라졌다. 벽난로가 있는 1층 거실 귀퉁이에 앙증맞은 무대까지 생겼다. 가족용 노래방 기계와 전자 건반과 기타가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아주 손님을 치르는 게 어떻겠느냐는 내 조언을 받아들인 것 같았다. 2층 침실과 침실 사이 발코니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살림집으로 지었으니 주방은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고 훌륭하다. 마당 한켠에는 통돼지라도 구울 만한 충분한 공간과 참숯이 있다. 토끼와 개와 닭과 병아리가 함께 산다.
아직 누님은 숙박비를 얼마를 받아야 할지 망설인다. 이용할 사람들에겐 절호의 찬스다. 애초 장사하려고 지은 집이 아니니 돈 벌 생각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구효서를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겐 더 싸게 해주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을 빠져나가자마자 좌회전, 1.7km 가다 우회전, 3.2km 가다 휘영청 단란주점이 가로막으면 우회전, 또다시 2.4km 가면 원두막 산전농원 간판이 보인다. 그곳에서 잘 보면 음표와 기타 따위가 그려진 누님의 옛집 지붕이 보인다. 잘 안 보이면 전화를 걸어 “거기가 구효서 누님댁 맞는감유?”라고 물으면 “딱 맞는디유”라고 대답할 것이다. 치악산, 찜질 하는 참숯가마, 흙집연구소, 계곡 몇곳, 횡성온천, 횡성휴양림, 포동천과 갑천이 가볼 만한 곳이다(033-342-8467·018-323-8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