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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마술에 걸렸나 투기와 투자, 실수요 사이의 방황… 내집마련의 꿈이 돈벌이 수단으로
우리나라에서 집은 투기와 투자 그리고 실수요 사이에서 방황해왔다. 아늑하게 쉬는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라는 매력이 더 앞섰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히 집에 대한 소유 욕구를 자극했다. 소유 욕구가 낳은 것이 분양제도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분양제도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내 돈으로 내가 집을 사는데 자격을 규제하는 다소 우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이 좋은 이재 수단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분양가를 규제하던 시절 분양 가격과 시장 가격의 차이는 엄청난 불로소득을 안겨주었고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주거공간 확보보다는 돈벌이의 무대로 전락했다. 재개발 뒤 원주민의 재입주율은 20%에도 못 미치고 대부분의 물량을 구매력 있는 외지인들이 차지했다. 큰 돈을 가진 전주들을 배경으로 집 장사꾼이 몇십채씩 한꺼번에 집을 쓸어가듯 매집해 분위기를 띄우고 가격을 조작한 것도 부동산을 투기장으로 끌고 갔다. 그러던 집값은 지난 91년 사상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당 신도시 입주자들이 살던 집을 대거 매물로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택 200만호 건설정책으로 90년대 중반 수그러들기 시작했던 투기수단으로서의 집은 외환위기 이후 다시 부상했다. 전셋값이 집값의 70∼80%에 이를 정도로 치솟자 “이럴 바에야 무리해서라도 아예 집을 사버리자”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과거에는 집을 사는 데 드는 거래비용(취득세, 등록세 등을 합쳐 평균 집값의 6.5%)을 감안하더라도 집값이 오르고 금리가 두 자릿수로 높았기 때문에 전세금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됐다. 매매 가격의 50∼60%면 충분했다. 김성식 연구원은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함께 뛰어오르자 5∼6년 뒤 집을 마련할 계획이었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당장 집을 사야 한다는 수요로 돌아서면서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의 20평 집이면 땅바닥에 3억여원을 깔아놓고 매일 잔다고 볼 수 있다. 연 7%의 금리로 치면 실수요자들이라 할지라도 하룻밤에 5만8천원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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