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특별기획 등록 2002.01.30(수) 제395호

[특별기획] “ ‘퍼주기’ 는 오해다”

인터뷰|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금강산 관광은 장기 수익성 있는 사업… 미·일 기업들 ‘특구’투자에 큰 관심

“금강산 관광요, 나는 요, 이것이 남북한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꼭 우리 현대아산이 다 안 해도 좋다고 봐요. 하지만 이 다리가 끊겨서는 안 됩니다. 복원하는 비용이 지금까지 들어간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그는 남북관계의 한가운데 서 있다. 금강산 관광이 남북간의 다리 역할을 했다면, 그는 남북간의 대화소통 창구로 톡톡한 구실을 해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섯 차례 만난 그는 북한 당국의 깊숙한 속사정을 가장 잘 꿰뚫어보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한때 민족화합의 상징처럼 칭송받던 금강산이 지금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 가장 안타깝단다. 하지만 그에게는 ‘중단’이나 ‘절망’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북한과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웬만한 난관에는 이력이 난 때문일 것이다. 금강산 현지에서 그를 만나 궁금증에 대해 견해를 들어보았다.

위기에 빠진 금강산 관광사업의 돌파구는 있는가?

=남북한 당국의 결단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미 합의한 대로 관광특구를 지정하고, 육로관광을 허용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실현된다면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분명 수익성이 있다. 남쪽 정부도 이 사업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돕는 민족적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우선 관광공사가 투자하기로 약속한 450억원이 집행돼야 한다.

정말 관광특구가 지정되고, 육로가 열리긴 하는 것인가.

=북쪽의 의지는 확실하다. 이번 회담에서도 재확인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직접 이곳을 방문해 모든 시설을 둘러보고 “국제관광특구, 금강산에서”라는 친필서명을 남겼다. 내가 이제 힘들어서 금강산 관광사업을 그만둬야겠다고 얘기하면 북쪽에서 어이구 왜 그만 두느냐고 매달린다. 지금은 북한 나름의 애로가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주변정세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듯했다.

특구로 지정되면 투자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경제특구를 만드는 데는 20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대내외적인 투자유치가 불가피하다. 이미 국내외 여러 업체에서 특구가 되면 투자하겠다는 견해를 알려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기업을 포함해 일본 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강고려화학그룹이 골프장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콘도와 호텔 등에도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많다.

이번 북쪽과의 회담 결과는.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 특구는 거의 합의가 다됐다. 육로는 당국간 회담이 필요하다. 정확한 날짜까지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북쪽에서 상당히 진전된 안을 갖고 나왔다. 서울과 평양에 각자 돌아가서 확인하고 조정할 것이 있지만 마음은 가볍다.

북한이 아리랑축제에 남쪽 관광객을 초청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아리랑축제 기간에 금강산 관광객을 원산을 거쳐 평양까지 데려올 수 있느냐는 제의가 있었다. 정부와의 사전협의가 우선 필요하고 경로와 비용, 숙박문제 등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사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퍼주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 금강산 관광대가는 이 지역에서 30년간 독점적으로 관광사업을 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사업적 대가이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다. 또 지금까지 비용은 앞으로의 수익을 예상한 투자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투자자금의 배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 관광사업은 그 특성상 초기 투자가 많아 적자가 불가피하다. 서독은 72년 기본조약 체결부터 89년 통일 때까지 17년간 해마다 30억달러 넘게 동독을 지원했다.

금강산=글·사진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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