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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특집 | 등록 2003.12.11(목) 제48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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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군 짝사랑은 이제 그만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안보전략 결과물… 미 2사단은 구조조정 1순위 대상
주한미군 재배치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 사회에 안보 불안감이 독감처럼 퍼진다. 최근 여야 의원 147명이 미국쪽 요구대로 28만평을 주고 한미연합사령부를 그대로 용산기지에 두라는 국회 결의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군은 우리가 가라고 해서 가고, 남아달라고 해서 남지 않는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해외주둔 미군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 주한미군 관계자는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좌우되고 동아시아 전략은 국가안보전략의 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된 군사혁신(RMA)은 해외주둔 미군의 재조정 원인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미군의 경량화·기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이 21세기에 추구하는 군사력의 요건은 △적에게 자신을 숨기는 스텔스 능력 △속도와 기동성 △최소한도의 군수지원 요구 △장거리 타격 능력 △정밀공격 능력 △정보체계 보호 능력 및 자동화 등이다. 2001년 10월 발표된 4개년 군사계획(QDR) 등에 나타난 부시 대통령의 목표는 대량살상무기로부터 미 본토 방어 및 미사일 방어계획 추진, 미국의 힘을 신속하게 모든 지역에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정보력과 우주항공체계에 이르는 기술력을 통합해 공격의 정밀도와 치명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의 군사력 구조는 탱크나 포병 부대 같은 지상전에 필요한 전투력보다는 장거리에서 강력한 타격을 할 수 있는 폭격기, 정밀유도무기, 무인 항공기, 함선 등이 중요시되는 전력 구조로 바뀔 것이다. 테러집단과 깡패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 같은 비대칭 위협, 신속전개능력, 첨단 정보전쟁을 추구하는 미국의 전략은 한국이 처한 안보 상황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지형 특성상 주한미군은 장거리 투사력과 신속전개 능력보다는 대량 화력전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군 안에서 주한 미 2사단은 탱크, 장갑차, 야포 등으로 중무장한 무겁고 느린 낡은 군대의 표본으로 구조조정의 1순위 대상으로 꼽힌다. 해외주둔 미군 재편 검토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하위 변수이다. 때문에 주한미군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린다고 미국이 우리를 딱하게 여겨 서울에 남아줄 것으로 믿는 것은 순진하나 허망한 짝사랑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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