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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주둔지 ‘사회악 온상’ 국제 NGO, 해외주둔 미군기지 공동 대응 모색
12월1일과 2일 서울 한국여성개발원에서는 주한미군 기지운동의 새 장을 여는 국제모임이 열렸다. ‘2003년 해외주둔 미군기지 문제의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 NGO회의’가 그것이다. 그동안 기지 관련 국제연대 활동은 주로 일본 오키나와와의 교류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미군기지반환운동연대와 아시아평화연대(APA)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회의는 필리핀·파키스탄·타이·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기지 문제 활동가와 평화운동가들이 한꺼번에 모여 공동의 과제를 도출함으로써 새로운 국제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보자는 뜻으로 마련됐다.
이같은 해외주둔 미군의 전통적인 문제점을 확인한 것과 함께 급격히 바뀌는 해외주둔 미군의 변화상 역시 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필리핀의 경우는 럼즈펠드 독트린에 따라 급격히 바뀌는 해외주둔 미군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행사 기획과 통역을 맡았던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미군이 있는 기지냐, 없는 기지냐의 구분법이 생길 정도로 미군기지의 개념에도 질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고 요약했다. 즉, 필리핀에서는 미국과 필리핀 정부 사이에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맺는 대신 방문군지위협정(VFSA·Visiting Forces Status Agreement)을 맺었다는 것이다. 미군이 필리핀의 공항시설이나 민간시설을 임시로 써야 한다는 판단을 하면 실질적으로 1년 내내 언제라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이 협정을 근거로 현재 미군은 민다나오에 있는 이슬람반군을 소탕하는 군대를 훈련시킨다는 명분으로 필리핀 안에 9개월 넘게 주둔하고 있다. 보병을 한곳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해외주둔 미군의 상이 이미 변했다는 것이다. 한국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역시 해외주둔 미군의 전 세계적인 변화상과 직접 맞닿아 있는 셈이다. 특히 9·11 테러 이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에 미군을 새롭게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치고 빠지는’ 식의 군대 운용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문제에 대한 아시아 지역의 국제연대 결과는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내년 세계사회포험에서 ‘전쟁과 군사주의, 그리고 평화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며, 이 의제에서 해외주둔 미군 문제는 핵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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