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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특집 등록 2003.10.15(수) 제480호

[특집] 파병하면 신용등급 높여준다?

“이라크 정부합동조사단 활동 이후 증시 외국인 매수세 강해졌다”는 분석도

‘한-미 불협화음 고조→북핵 위기 격화→국가신용등급 하락→제2의 IMF 경제위기’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정부 당국자들이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한승주 미국 주재 한국대사는 9월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요즘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을 평가하는 데 한-미 동맹관계를 척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재정경제부를 방문한 데 이어 청와대와 국방부 당국자들과 한반도 안보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당시 재경부 관계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근본적인 관심사는 북핵 문제였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0월7일 ‘외국인 매매의 퍼즐 맞추기’란 시황 코멘트에서 “전일(10월6일)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공격적인 매수세였다. 다만, 전일 하루가 아닌 최근 2주간의 시장 흐름을 보면 외국인 매매의 근간에는 IT 모멘텀 외에 다른 정치적 논리도 함께 개입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심증으로 △9월 말 타이가 이라크 파병 결정 직후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0월2일 타이 국가신용등급을 올려줄 것을 검토했고 △올 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만 편애현상이 쭉 이어졌는데, 이라크 정부합동조사단이 활동을 시작한 9월24일 이후 대만 증시보다 한국 증시의 외국인 매수 강도가 더 강해진 점 등을 들었다.

이런 ‘심증’을 바탕으로 굿모닝신한증권은 다음과 같은 시각을 냈다. “몇 가지 정황은 최근 우리 증시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수가 이라크 파병 논의와 직간접적으로 결부됐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국제자본의 흐름이 국가간 이해관계의 표출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진표 부총리도 최근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북핵 문제가 악화된 지난 2월 중순 1.34%까지 치솟던 외평채 가산금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인 6월 초 0.83%까지 떨어진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라크 파병과 경제위기의 상관관계는 사실관계의 문제라기보다는 해석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 동향을 한-미 관계와 직결시키는 김진표 부총리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쪽은 올해 외평채 가산금리는 북핵 문제 외에도, SK글로벌 사태와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채권 수급 상황에 따라 최고 1.97%(3월12일)에서 최저 0.58%(9월28일)까지 오르락내리락한 것을 지적한다. 단순히 경제적 현상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등 온갖 다양한 변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정 변수의 ‘골 결정력’만 도드라지게 강조하는 것은 편향됐다는 반론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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