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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가 디카를 잡는다 디카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이동전화 카메라… 200만∼300만 화소대 제품 올해 나올 예정
디지털 카메라가 잘 나가고 있지만, 내일은 모르는 법이다. 이동전화 카메라(폰카)가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애걔, 겨우 스티커만한 흐릿한 사진밖에 못 찍는 폰카가?’라고 무시한다면 오산이다. 지난해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카메라 기능을 갖춘 단말기가 아직은 사진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의 10만~30만 화소 제품에 머무르고 있지만, 올해 안에 100만 화소짜리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엔티티도코모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100만 화소급(133만 화소 지원) 카메라를 전격 발표했다. 엔티티도코모쪽은 “100만 화소 벽을 넘은 것은 이동전화 단말기가 디지털 카메라 영역을 흡수하기 시작한 신호탄”이라고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곧 100만 화소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미 디지털 카메라와 똑같이 촬영소자를 채용했으므로 이론적으로는 200만~300만 화소대의 폰카도 가능하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일본 이동통신 업체들이 올해 안에 200만~300만 화소대의 카메라를 장착한 폰카를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디카 주력 모델이 300만 화소대 제품인 것을 생각하면, 같은 화소를 지원하면서 더 작고,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바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폰카의 경쟁력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더구나 이동전화 업체들은 줌 기능을 갖춘 폰카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촬영소자는 전 세계에서 코닥·후지·소니에릭슨 등 일본 업체 4곳만 생산할 수 있는 독과점 체제다. 일본 업체들은 전자제품 중 유독 이동전화에서만 한국 업체에 뒤졌지만, 폰카 시장은 완전히 휘어잡겠다는 의도로 한국 사용자들의 동향에 대해 꼼꼼히 조사를 해왔고, 폰카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디카냐, 폰카냐의 경쟁은 정보기술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컨버전스(통합기기) 논쟁과도 연관돼 있다. 즉, 현대인들이 주렁주렁 들고 다닐 수밖에 없는 이동전화, 디지털 카메라, MP3,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이 결국은 하나로 통합될 것인데 어떤 것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이냐는 것이다. 물론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은 이동전화다. 휴대전화는 커뮤니케이션 기능 때문에 생필품이나 마찬가지여서 어디나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고, 바로 전송할 수 있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 업체 관계자들은 디지털 카메라에 통신 기능을 덧붙여 디지털 카메라로 통합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MP3 업체나 PDA 업체들도 각자의 장점을 내세운다. 이는 현재의 이동전화 메모리칩으로는 쉽게 300만 화소짜리 촬영소자를 장착할 수 없으며, 배터리에 한계가 있고, 여러 기능을 더할 경우 단말기 크기가 너무 커진다는 이동전화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극복될 수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가 결국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1~2년 뒤, 당신은 현재 열렬한 사랑에 빠져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던져두고 300만 화소짜리 폰카로 사진을 찍은 뒤 “전화번호는 뭐야?” 하고 물으며 사진을 전송하고 있을지 모른다.
글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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