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3년03월06일 제449호 

강금실 “나는 래디컬리스트가 아니다”

인터뷰 I 강금실 법무부 장관

한달 안이라도 분위기 바뀔 것… 일선 검사들의 좋은 여건 만드는 게 개혁


사진/ (이용호 기자)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3월2일 전화 인터뷰에서 “어차피 검찰개혁이 성과를 내려면 1~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실행 프로그램을 차분히 짜고 있다”고 밝혔다. 집에서 검찰인사안을 짜다가 전화를 받은 그는 대화 사이사이 “그런데 내가 너무 말 많이 하는 것 아니에요. 공보관이 뭐라고 할 텐데…”라면서도 대강을 밝혔다.

-검찰 내부의 반발기류가 만만치 않은데, 검사들 얘기 좀 듣고 있나.

=여러 경로로 들어서 잘 알고 있다. 나도 서열문화가 뿌리깊은 법원에서만 13년을 근무했는데, 검찰 내 정서를 왜 모르겠나. 하지만 검사들이 내가 하려는 일들이 진정 검찰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불과 한달 안이라도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본다. 일선 수사검사들이 일하기 좋은 여건 만드는 게 개혁이다.

-검찰 안에서는 장관이 너무 재야 시각에 치우쳐 검찰을 바라본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밖의 시각과 안의 시각을 고루 듣고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 오히려 국민은 검찰이 모두 썩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의 과반수는 건강하다. 그리고 나는 래디컬리스트가 아니다. 안정 속의 개혁을 추구할 것이다.

-검찰인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가 핵심이다. 검사들이 인사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면 신명나게 일할 수 없지 않은가. 종전 서열문화에 개의치 않겠다. 일부에서 ‘서열파괴’로 받아들이는데 그건 좀 개념이 다르다. 기수에 연연한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뿐이다. 앞으로 제도적 장치로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기구화 등을 추진하려는 것도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다. 물론 인사위원회를 개선해도 이런저런 잡음이 분명히 나올 것이다. 그래도 여러 사람이 참여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하는 게 낫다. 권력은 혼자 쥐면 위험해진다. 대통령도 혼자 마음대로 인사를 결정하지 못하지 않나.

-개혁 프로그램은 어떻게 짤 것인지.

=일단 급한 인사부터 처리해놓고 본격적으로 관련공부도 하고 연구도 할 생각이다. 기존에 나온 각종 검찰개혁안을 다시 검토하고, 과거 기획예산처에서 검찰조직 효율성을 연구해 만든 보고서도 들여다볼 작정이다. 필요하면 직제를 개편해 보좌관제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안정된 조직, 신진대사가 원활한 조직을 만들겠다.

-최근 서울지검의 SK 수사와 같은 구체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지시 같은 것을 한 적이 있나.

=SK 수사는 아니고, 대구지하철 방화참사와 관련해 검찰총장과 수사문제를 협의한 적은 있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법이 보장한 검찰총장 지휘·감독권을 활용해나갈 생각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장관이 권력을 남용해 부당한 간섭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독자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얘기만 하겠다.

하석 기자/ 한겨레 사회부 hgrh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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