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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특집 | 등록 2003.01.30(목) 제44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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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당의 ‘얼굴’을 향해 뛰어라 최병렬·김덕룡 한나라당 의원의 바빠진 행보…당내 보수파와 개혁파에 구애 작전 한창 최병렬과 김덕룡. 한나라당 당권 도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두 사람은 대조적이면서도 닮은꼴이다. 나란히 4선을 쌓았고, 이웃한 서울의 강남갑(최)과 서초을(김)에 각각 지역구를 두고 있으며, ‘이회창 체제’의 그늘에 가린 비주류였다는 점이 닮았다. 하지만 정치 역정은 무척 다르다. 경남 산청 출신에 민정계에 뿌리를 둔 최 의원은 보수세력의 대표주자를 자임한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한때 YS의 ‘분신’이라는 말을 들으며 민주계의 핵심에 속한 김 의원은 당내 개혁그룹과 보조를 맞춰왔다. 최 의원은 개혁파로부터, 김 의원은 보수파로부터 각각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계파없는 최병렬, 당 바꿀 수 있나
이런 두 사람이 요즘 부쩍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목표는 한나라당의 ‘얼굴’이다. 지도체제가 어떤 형태로 바뀌든 내년 총선을 맡아 치를 대표선수를 노리는 것이다. 최 의원은 “기회를 주면 당을 추슬러서 17대 총선을 위해 총대를 메겠다”고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김 의원도 개혁파와 보수파 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당권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김용환 의원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조건을 내걸었다. 대선불출마를 선언해달라는 것이었다. 최 의원은 즉석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래서 나온 게 최 의원의 이른바 ‘인큐베이터론’이다. 당의 얼굴을 맡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차기 대선주자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당권-대권 역할분담론’, ‘킹메이커론’과 비슷한 논리다. 당권 경쟁과정에서 다른 주자와 연대하기 위한 고리로 삼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 최 의원은 계파가 없다는 점이 단점이자 강점이다. 주력이 되어 발로 뛰어줄 선수가 없는 대신 강도는 약하지만 지지폭이 넓다. 어쨌든 민정계와 뿌리가 닿아 당내 최대지분을 쥐고 있는 영남·민정계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쉽다는 위치도 강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그가 당의 간판으로 나설 경우 과연 ‘한나라당이 바뀌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그런 대로 무난하지만 ‘환골탈태’라기엔 부족하지 않느냐는 평가나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개혁파 의원 몇몇을 만나 “당과 나라를 다 뜯어고쳐야 한다. 당신들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적 색상을 가미하겠다는 시도인 셈이다. 김덕룡 의원이 1월22일 마련한 영화 <이중간첩>의 시사회장엔 당내 현역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최 의원과 달리 계보를 거느리고 있다. 김영춘·이성헌 의원 등 개혁파 이외에 박원홍·박명환 의원 등 보수적 의원들도 섞여 있다. ‘이회창 계보’를 제외하면 당내 최대다. 지금껏 그의 당내 위치를 제약해온 호남출신이라는 약점이 이제 강점으로 변한 상황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가 한나라당 간판으로 나설 경우 ‘영남정당-호남얼굴’이라는 구도로 재편돼 ‘호남정당-영남후보’의 틀로 대선승리를 이룬 민주당과 노무현 당선자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일단 변화에 대한 의지를 과시할 수는 있게 된다.
호남 출신 김덕룡, 민정계 지지할까
하지만 그에겐 당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영남·민정계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녹록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영남의원들의 주된 정서가 “당의 보수적 기조를 더욱 굳건히 다지자”는 쪽인데 비해, 김 의원은 “민주당과 개혁을 경쟁하자”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에 몸담지 않은 채 민정계 중진들과 자주 접촉하는 까닭도 이런 시각 차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한나라당 당권의 향배를 가를 주요 변수는 강재섭·박근혜·이부영 의원 등 중진들의 움직임이다. 이들이 누구와 연대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의 아들이 군입대를 자원하고 나서자 당권도전 의지로 읽히면서 당 안팎의 눈길이 쏠리는 것도 한나라당 내 미묘한 역학관계를 반영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