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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은 갔어도 보내지 아니하였네 측근들 이회창씨 재옹립 시도 가능성…“이제 다시 정치 않겠다” 본인은 단호히 거부
이회창씨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후 한나라당에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그의 복귀를 거론한 인사는 없다. 하지만 당직자들 사이에선 조심스럽게 이회창씨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한 얘기들을 한다. 한나라당이 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경우 옛 측근들쪽에서 ‘재옹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내 일부에선 심지어 ‘내년 총선 이전 복귀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사도 있다. 백승홍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선 이회창 후보가 당을 반듯하게 해놓은 뒤에 은퇴든 뭐든 했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김대중 은퇴 번복의 연상작용
이씨가 일본으로 출국한 1월15일, 인천공항 3층 귀빈실은 한나라당 의원 40여명으로 북적거렸다. 창사랑 회원들은 ‘이회창, 사랑해, 돌아와’라는 구호를 연신 외쳐댔다. 여성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런 장면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그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그가 일본으로 나간 것도 진행 중인 당선무효소송에 대한 이런저런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사회활동을 위한 사무실을 내려다 뜻을 접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씨는 일본에서 돌아와 잠시 국내에 머물렀다가 다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동포가 적은 중서부의 한적한 캠퍼스타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주변 인사가 전했다. 체류기간은 ‘상당기간’이라고만 알려졌을 뿐 확실하지 않다. 이씨는 마음을 깨끗이 정리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최근 그를 만난 윤여준 의원은 “그분이 ‘이제 두번 다시 정치를 안 하겠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더라. 의외로 표정이 담담해서 빨리 마음을 가다듬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씨가 국외에 머문다고 정계복귀에 대한 말들이 완전히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계은퇴와 외국체류 번복에 대한 연상작용 때문이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를 필요로 하는 한나라당 내 특정세력이 분위기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 ‘국민속으로’ 소속 한 의원은 “시간이 좀 지나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복귀운동을 펼치는 세력이 생길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른바 ‘창심’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복귀 운운은 창을 두번 죽이는 행위”
한때 이씨의 ‘분신’으로 불린 윤 의원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창을 두번 죽이는 행위’라고 일축했다. “어쨌든 두번에 걸쳐 국민신임을 받는 데 실패했다. 거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어찌 복귀를 운운할 수 있나. 무의미할뿐더러 사리에도 맞지 않는 얘기다.” 이씨의 특보를 지낸 한 인사도 “DJ와 경우가 다르다”고 말한다. “DJ에겐 어떤 경우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호남이라는 탄탄한 지역기반이 있었기에 정치적 재기가 가능했다. 또한 DJ에겐 민주화투쟁에서 보여준 도덕성이 있다. 국민이 은퇴번복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정했다. 단순히 DJ의 선례가 있다고 복귀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어쨌든 이씨의 정계은퇴와 복귀에 대한 얘기는 장삼이사들의 술자리 안주거리로 끊임없이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이 고전할 경우 그만큼 이씨의 복귀에 대한 얘기가 자주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진로, 권력구조개편론 등 정치권의 굵직한 사안이 불거질 때도 ‘이회창’이라는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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