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3년01월23일 제444호 

죽음으로 흥정한다

배달호씨의 분신을 바라보는 회사의 시각…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어찌하란 말인가”

민주노총과 사회단체들이 모인 분신사망대책위 등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의 전근대적 노사관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시위와 △두산제품 불매운동 △한국중공업 특혜인수 의혹 규명 특검제 도입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퇴진과 국제기구 직함 박탈을 위한 국내외 운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쪽은 대한상의 회장, 국제올림픽위(IOC) 위원, 국제상업협회(ICC) 부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펴온 박용성 회장에 대한 비판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회사쪽은 노동탄압이 죽음을 몰고 왔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맞서 “지난해 노조의 무리한 장기파업이 현 사태를 초래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회사쪽은 배달호씨 사망 사건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두산중공업 지회가 지난해 고용안정과 임금, 복지 등의 근로조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임단협 교섭방법에 관한 노조안을 회사가 수용하지 않는다며, 월드컵을 앞둔 지난해 5월23일부터 47일 동안 전면 파업을 벌인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으로 회사는 900억원이 넘는 금전적인 손실을 입었고 1600여개 사내외 협력업체가 두산중공업 파업으로 조업과 납품이 전면 중단되며 자금난 등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노조의 폭행과 무단점거, 기물파손, 업무방해 등의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런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불법파업 주동자 54명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45억원의 각종 가압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숨진 배달호씨도 47일 동안 불법파업을 주도한 인물로 책임(정직 3개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1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고인의 유지를 받든다는 핑계로 시신을 방치해둔 채 일부 노동활동가 자신들의 입지확보를 위해 회사와 흥정을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일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며 결코 받아들일 수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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