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여사” 공식행사에 가장 많이 나섰던 이순자… 이희호는 기대만큼 적극적 활동 하지 않아
대통령학을 연구한 함성득 교수(고려대 행정학과)는 영부인의 역할 유형을 6가지로 나눈다. 비전문적 유형으로서 전통적 내조형(홍기·손명순)·베갯속 내조형(프란체스카·김옥숙)·활동적 내조형(육영수·이순자)과 전문성이 있는 전략적 후퇴형(공덕귀)·연결망으로서 참여형(이희호)·완전한 동반자로서 참여형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부인들 가운데 동반자로서 참여형에 속하는 이는 없다. 3명의 미국인 여비서를 두고 직접 대통령 비서실을 운영한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는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밖으로 드러난 활동은 한국전쟁 뒤 군인들에게 꽃을 보내는 정도였다. 그러나 안으로는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며 ‘인의 장막’을 쳐 국정운영을 그르치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보선 전 대통령 부인 공덕귀씨는 교사, 신학대학 전임강사 등 직업 경험이 있는 여성이었으나 1년8개월의 짧은 임기 동안 뚜렷한 사회활동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 자리를 떠난 뒤에는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했다. 구속자 석방운동, 기생관광 반대운동, 원폭 피해자 돕기운동, 여성노동자 인권보호운동 등에 앞장섰다.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씨는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 앞치마를 두르고 참기름을 팔러 다니거나 코 묻은 어린이를 안고 활짝 웃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여성의 부덕을 강조하며 국민 곁에 다가서는 활동을 했다. 고위층부터 검소하게 살자는 취지로 양지회를 설립·운영했으나 남편 출세를 바라는 부인들의 로비장소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249일간 가장 짧게 재임한 최규하 전 대통령 부인 홍기씨는 “살림이 취미인 구식여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정도로 사회활동에 관심이 없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는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화려한 옷차림을 즐겼고 공식행사에 자주 나섰다.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여사”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다. 유아 조기교육기관인 ‘새세대육영회’와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새세대심장재단’을 운영해 유아교육률을 끌어올리고 심장병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재단을 평생 운영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씨는 전임 이순자씨와 대비되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선거기간 중에도 극도로 언론과 국민의 눈길을 피했다. 재임기간 여성계 활동에도 얼굴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사회활동에 관심이 적은 대통령 부인으로 평가받는다. 뒷날 비자금 조성·관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면서 “두 얼굴의 영부인”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씨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공식적·의례적 역할만 하는 전통적 내조로 일관했다. 대통령 부인이 된 뒤에는 과거보다 사회봉사활동을 적게 했다. 여성·육아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으나 직접적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법안 개정에 도움을 주었다. 현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씨는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학력이 높고 사회활동 경험이 풍부해 대통령의 정치적 조력자로 꼽혔으나 기대한 것만큼 적극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 결식아동돕기 운동과 여성의 권익향상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고: <바람직한 대통령 부인상 정립을 위한 몇 가지 제언>(김원홍 한국여성개발원 정책실장), <영부인론>(함성득·나남 펴냄)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