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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에 출렁이는 지지율 추격받는 이회창 후보 불안한 선두…양자대결에선 정의원이 앞서
대선이 3개월 앞으로 훌쩍 다가왔다. 한치 앞이 안보이던 대선구도도 차츰 안개가 걷히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일단 ‘빅3+1약’의 대결구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3자 가상대결에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불안하다. 정몽준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8월 <한겨레> 조사와 비교할 때 이 후보는 5.5%포인트, 노 후보는 3.3%포인트 빠졌지만 정 의원은 4.2%포인트 올랐다. 정 의원과 이 후보의 격차 3.5%포인트는 오차 범위 이내다. 이런 추세라면 1등과 2등의 순서가 언제 뒤바뀔지 알 수 없다. 이 후보에겐 아들의 병역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노 후보에겐 신당추진을 둘러싼 당내 소모적인 논란이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 정 의원은 정치권의 이런저런 공방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어서 유리한 조건이었다. 물론 정 의원의 높은 지지도가 거품으로 판명되면서 순식간에 꺼질 수도 있다. 노풍의 전례도 있다. ‘정풍’은 ‘노풍’과 다르고 할 수 있을까. 정풍이 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허무하게 쇠퇴하느냐. 관건은 정 의원이 출마선언 이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서도 강점인 초당적 이미지를 잃지 않고 기성 정치와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 의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온 이 후보와 노 후보쪽도 공격신호를 내렸다. 생존게임같은 혹독한 검증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지지율의 내용을 뜯어보면 정풍과 노풍은 상당히 닮았다. 이는 두 사람의 지지기반이 겹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연령별로는 20대(32.2%)와 30대(33.3%)에서,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직업별로는 학생층(35.0%)에서 지지도가 높은 점이 그렇다. 정풍과 노풍의 유사성은 지역별 지지율에서도 확인된다. 호남지역에서 정 의원의 지지율(37.5%)은 노 후보(31.2%)의 그것을 이미 앞질렀다. 호남지역의 대선후보 선호도는 올해 초 이인제 의원에서 국민경선 과정에서 노 후보로 옮겨갔다가 다시 정 의원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전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아직 노 후보 지지도(49.4%)가 정 의원 지지도(33.7%)보다 높았다. ‘정풍’과 ‘노풍’이 닮은꼴이라면 정풍이 빠질 경우 이 후보쪽보다는 노 후보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는 3자대결에서 정 의원을 지지한 사람의 43%가 이 후보와 노 후보의 2자대결에선 노 후보쪽으로 옮겨간 점이 뒷받침한다. 이 후보쪽으로 이동한 사람은 23.9%에 머물렀다. 3자대결 때 노 후보를 지지한 사람의 54.8%가 2자대결에선 정 의원쪽으로 이동했지만 이 후보쪽으로 이동한 사람은 16.8%에 그쳤다. 지역별 지지율 분포를 보면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수도권에서 정 의원과 이 후보의 선두쟁탈전이 치열하다. 서울에선 이 후보(36.5%)가 정 의원(28.9%)을 앞섰지만 인천·경기에선 정 의원(32.0%)이 이 후보(27.8%)를 눌렀다. 대전·충청지역에서 정 의원 지지율(37.5%)이 이 후보(27.3%)나 노 후보(15.1%)보다 월등히 높게 나온 점도 궁금한 대목이다. 충청권 사람들이 자민련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영남과 호남지역 기반이 뚜렷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기보다는 지역적 연고가 뚜렷하지 않은 정 의원쪽으로 기울었다고 일단 해석해볼 수 있겠다. 이 후보와 노 후보의 2자대결 구도에선 이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8월 조사에 비해선 격차가 조금 줄어들었다. 8월 조사 때 10.1%포인트이던 두 후보 간 격차는 이번 조사에서 7.3%포인트로 좁혀졌다. 병풍수사의 영향력 때문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역별로 호남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우세했지만 충청지역의 지지율 격차(3.5%포인트)는 크지 않았다. 이 후보와 정 의원의 2자대결 구도에선 정 의원이 4.9%포인트의 차이로 앞섰다. 8월 조사 때보다 격차가 1.2%포인트 늘었다. 정 의원은 영남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50대와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정풍’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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