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2년08월21일 제423호 

의혹의 뿌리는 ‘유학 담당자’

김도술씨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해본 이정연씨 병역면제 과정과 개입 인물들

녹취록에 나타난 김도술씨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1991년 당시 이정연씨 병역면제 과정과 개입 인물을 재구성해본다. 물론 이는 김대업 테이프가 조작되지 않았고, 김도술씨의 기억이 정확하고 정직하게 진술했을 경우에만 가능한 추정이다.

이런 가정을 전제로 할 때, 정연씨의 병역면제를 위해 한인옥씨가 처음 접촉한 인물은 서울지방병무청 유학 담당자다. 물론 한씨가 유학 담당자를 만나기에 앞서 양쪽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김도술씨의 진술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한인옥씨와 유학 담당자가 함께 김도술씨를 만나고, 김도술씨는 이들을 변아무개 실장에게 소개했다.

이어 변 실장은 춘천병원 관계자에게 정연씨의 면제판정을 청탁했으나, 변 실장이 접촉한 춘천병원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인옥씨가 쓴 돈은 2천만원만 나온다. 그러나 이 돈은 김도술씨와 변 실장이 나눠가졌기 때문에, 나머지 관련 인물들에게 추가로 돈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 초기에 유학 담당자가 등장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인옥씨가 유학 담당자를 통해 정연씨의 병역면제 청탁에 들어갔다면 정연씨의 미국 유학 기간에도 이미 양쪽이 알고 지냈고, 이는 정연씨가 유학 도중 세 차례 징집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혹과도 관련이 있을 개연성을 보여준다. 문제의 당시 서울지방병무청 유학 담당자는 현재 세명 정도로 대상이 좁혀져 있다.

변 실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녹취록 내용대로라면 그는 검찰 수사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명이다. 그를 통해 춘천병원에서 면제판정을 내리는 데 개입된 인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 실장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병역비리 논란이 일었을 때 김도술씨에게 말조심을 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나, 당시 은폐대책회의 의혹과 병적기록표 위·변조 의혹에도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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