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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 뿌리는 ‘얼렁뚱땅’ 5년 전 상황으로 따져본 병역면제 논란… 실무자 착오 등 오리발 해명이 불신 키워
당시 논란의 초점은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이유였다. 큰아들 정연씨는 키 179cm에 몸무게 45kg, 작은아들 수연씨는 키 165cm에 몸무게 41kg으로 각각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즉각 ‘고의 감량’ 의혹이 제기됐다. 의문이 꼬리를 물자 이 후보는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이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체중을 줄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로 여러 가지 혼란이 일어난 데 대해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느낀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또 “고의로 체중을 줄였다면 키 179cm에 49kg이면 입대가 면제되는데 45kg까지 줄일 필요가 있겠는가. 원래 저체중이어서 본래의 체중에 따라 정직하게 이런 결과가 나왔음을 믿어달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애초 이 후보 아들들의 병적 관련자료를 국방부에 요청하는 등 일찍부터 관심을 둔 사람은 천용택 의원이었다. 천 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국방부는 “공문서 분류 및 보존에 관한 총리령에 따라 병적기록표 등 관련문서가 파기됐다”는 답변을 보냈다. 김동진 당시 국방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문제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7월 말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고건 당시 총리가 국방부의 설명과는 달리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적기록부가 남아 있다고 답변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당시 야당은 서로 엇갈린 답변을 한 고 총리와 김 장관의 본회의 출석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자민련 이재선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20대 젊은이가 신체체중지수가 6살 어린이보다 낮다는 점에 비춰 고의적인 병역기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 후보가 직접 본회의장에 나와 해명하고, 병역부정에 결탁했을 경우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집권여당이던 신한국당 의원들은 “총리와 국방장관의 답변이 다른 것은 단지 실무자들의 착오에 따른 것일 뿐이다. 산적한 민생현안을 제쳐놓고 본인도 아닌 아들들 문제를 본회의에서 추궁하는 것은 정략적 발상”이라고 맞섰다. 국방부도 “실무자가 자료를 제출하면서 ‘공문서 분류 및 보존에 관한 규칙’을 오해해 병적기록표를 3년 보존한 뒤 파기한 것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국민회의쪽은 ‘실무자의 착오’라는 해명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국방부는 7월30일 오후, 병적기록표 사본을 포함한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 관련 각종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또 7월31일에는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이 국회 기자실을 방문해 애초 ‘폐기됐다’던 병적기록부 원본을 뒤늦게 공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 두 아들 병역면제 판정의 ‘정당성’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병역의혹을 제기한 천용택 의원은 당시 국민회의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방부로부터 이정연·수연씨의 병적 관련 서면보고를 받아내기 위해 지난 넉달 동안 무려 10여 차례 자료요청과 설득을 했다. 여러 단계에 걸친 구두보고와 설명 끝에 ‘서면보고’가 이뤄진 것이므로 도저히 실무진이 실수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대업씨가 최근 이른바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열렸다고 주장하고 나선 데는 당시의 이런 석연찮은 정황이 배후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이아무개·정아무개씨 등 김씨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당시 국방부와 병무청의 국회 연락관들은 입을 다물고 있거나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국회 국방위 한 관계자는 “천 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가 포괄적이고 정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긴 했지만, 국방부는 ‘병적기록부가 폐기됐다’는 병무청쪽의 보고를 확인한 뒤 답변서를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적어도 실무자의 착오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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